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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제헌절前 원구성 합의 공감…법사위 등은 이견 여전

김진표 국회의장과 첫 원내대표 회동서 신경전

2022-07-12     박준영 기자
김진표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여야 원내대표와 회동 전 기념촬영을 한 뒤 자리에 앉고 있다. 왼쪽부터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김 의장,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여야가 제헌절(7월17일) 이전까지 국회 원구성을 마무리하자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다만 원(院) 구성과 관련해선 저마다 양보를 요구해 합의에 이르는 데는 실패했다. 특히 최대 쟁점인 사법개혁특위(사개특위) 구성을 두고서는 날 선 신경전을 벌였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 등 3고(高) 위기가 날로 심화하는 상황 속에서 여야가 민생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타협의 정치를 구현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12일 오전 11시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아닌 원내대표끼리 마주한 것은 국회의장단을 합의로 선출한 지난 4일 이후 처음이다. 

양당 원내대표는 회동 시작부터 신경전을 벌였다. 권 원내대표는 발언 기회를 두고 박 원내대표에게 “다수당이니 먼저 하시라”며 “국회에서 풀 한 포기도 마음대로 못 하는 소수당”이라고 말했다. 그러자 박 원내대표는 “양보의 마음이 앞으로도 계속 있었으면 좋겠다”고 응수했고, 권 원내대표는 “양보가 아닌 현실을 말씀드린 것”이라면서 되받아쳤다. 

비공개회의에서는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 특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과 사개특위 등을 두고서 이견을 보였다. 

권 원내대표는 모두발언에서 “여야 합의가 됐다 하더라도 국민 동의 없는 것은 야합으로 정당성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이 정당성이 없는 것”이라면서 “검수완박을 완성시키는 사개특위 구성이 왜 상임위에 걸림돌이 되는지 아무리 이해하려 해도 할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말로만 민생을 걱정하지 말고 상임위 구성부터 하자”며 “제가 오죽하면 상임위 구성 이전에 국회 본회의를 열어 대정부질문하고 교섭단체 대표 연설을 하자고, 반쪽짜리 국회를 열자고 했겠는가. 그것이 오히려 상임위 구성 전 국회를 부분적으로라도 정상화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권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제안한 민생경제특별위원회에 대해서는 “좋다. 그렇지만 상임위를 구성하고 나서 개별 상임위 차원에서 해결이 안 됐을 때 하는 것이 의미 있는 것이지 상임위 구성 전부터 민생특위,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본말전도”라며 “민주당이 한 발짝 더 양보하면 된다. 단순한 해법도 있는데 복잡한 조건을 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하루라도 빨리 국회 원 구성을 협상해 마무리 짓고 여야가 그동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면서 민생경제를 살리는 데 온 마음과 힘을 함께 쏟았으면 한다”며 “단순히 후반기 국회 18개의 상임위원장을 누가 맡을지에 대한 협상만이 아니라 국회가 국민의 불신을 걷어내고 생산적이고 효율적인 모습으로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동안 국회가 국민에게 왜 불신받았나. 2년 단위로 법사위원장을 둘러싼 정쟁을 이제는 마무리해야 하지 않는가”라며 “정부의 들러리 수준으로 전락한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문제를 실질적으로 개선해야 할 때다. 국회 개혁 문제를 시작해서 국민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집권 여당이 무한 책임이 있는 만큼 통 크게 양보하고 야당에 협조해주신다면 오늘이라도 원 구성 문제를 타협하고 마무리 지어서 속도 있게 입법 심사를 포함한 업무에 착수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야당으로서 저희가 민생 문제 등에서 협조할 것은 과감하게 협조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진표 국회의장이 1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열린 여야 원내대표와의 회동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박형수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원칙적으로 제헌절 이전까지 원 구성 협상을 마무리 짓자는 부분은 양당 원내대표와 국회의장까지 일정 부분 공감대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어 "논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기 위해 원 구성 협상 이외에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참여 등 여러 다른 전제 조건 부분은 국회의장과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서 회동하기로 했다"면서 "상임위원회 배분은 원내수석들끼리 만나서 얘기해 전체적으로 일괄 타결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비공개 회동 중 고성이 오간 데 대해서는 “과거 사개특위 문제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문제를 얘기하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고 말했다. 

이수진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국회 협치가 국정운영의 동력이 될 수 있다”면서 “이번 주까지 수석 간 회동을 통해 그동안 원 구성 협상에서 이견이 있던 부분에 대해 좀 더 진전을 보기로 했다. 그 외에도 개혁 조치라든지 4월 합의안에 관한 얘기들도 원내대표와 의장이 논의의 틀을 만들어서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태순 정치평론가는 "여야 간 '샅바싸움'이 길어지고 있지만, 조만간 합의가 이뤄질 것"이라면서도 "마지노선인 제헌절까지 합의가 이뤄지는 것은 미지수"라고 말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당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왼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2일 오전 국회의장실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회동하기 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