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항공우주 폭락장 뚫고 63% 날아올랐다...상반기 시총 증가율 톱
에코프로비엠·위메이드·카카오페이는 ‘반토막 수모’ 한국CXO연구소 조사결과 상장사 80% 시총 하락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민병무 기자] 최근 누리호 발사 성공에 큰 역할을 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폭락장을 뚫고 날아올랐다. 올 상반기 시가총액이 무려 63.5% 증가했다. 1월 초 3조2069억원이었는데 6월 말에는 5조2441억원으로 늘어났다. 대성홀딩스도 시총이 7602억원이었는데 1조1874억원으로 늘어 상승률 56.2%를 기록하며 고공행진했다. 러시아 가스공급 중단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이 맞물리며 주가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시총 1조 클럽 가운데 에코프로비엠, 위메이드, 카카오페이, 펄어비스, 하이브, SK바이오사이언스, 크래프톤, 더존비즈온은 시총이 반토막 넘게 증발했다.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2년 상반기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변동 현황 분석’ 결과를 13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의하면 주식종목 2441곳의 연초 전체 시가총액은 2575조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1분기(3월 말)에는 2506조원으로 연초 때보다 69조원(2.7%) 정도 소폭 감소했다. 그러던 것이 상반기(6월 말)에는 2095조원 수준으로 연초 때보다 480조원 이상 주저앉았다. 최근 6개월 새 시총 5분의 1에 해당하는 18.6% 정도가 바람처럼 사라져 버린 셈이다. 특히 올 1월 초만 하더라도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상장되지 않았다. 6월 말 LG엔솔의 시총 규모를 제외하고 계산할 경우 올 상반기 시총은 560조원 넘게 떨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상반기 시총 외형이 하락세를 보인 곳은 1973곳이나 됐다. 이는 조사 대상 주식종목의 80.8%로, 10곳 중 8곳 꼴이다. 431곳(17.7%)은 최근 6개월 새 증가세를 보였고, 37곳(1.5%)은 시총 규모에 변동이 없거나 1월 초 이후 신규 상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6개월 새 시총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린 곳도 눈에 띄게 감소했다. 1월 초만 해도 1조원이 넘는 곳은 288곳이었다. 이후 3월 말에는 273곳으로 줄더니 6월 말에는 226곳으로 감소폭이 커졌다. 올 상반기에만 62곳이 시총 1조 클럽 타이틀을 반납했다.
6월 말 기준 시가총액 1조 클럽에 포함된 226곳 중 64곳은 상반기에만 시총 덩치가 1조원 넘게 없어졌다. 단일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469조원에서 340조원으로 128조원 넘게 가장 많이 떨어졌다. 이어 SK하이닉스(93조5483억원→66조2482억원)와 네이버(61조6824억원→39조3717억원)는 상반기에만 20조원이 넘는 시총이 날아갔다. 카카오(19조9492억원), 카카오페이(15조2999억원), 카카오뱅크(13조6743억원) 등 카카오 그룹 관련주 3곳을 포함해 게임업체 크래프톤(11조7780억원)도 10조원 넘는 시총이 사라졌다.
이와 달리 현대중공업(4조302억원↑), S-Oil(2조377억원↑), 한국항공우주산업(2조372억원↑), KT(1조5927억원↑), 두산에너빌리티(1조3601억원↑), 삼성물산(1조278억원↑) 이렇게 6곳은 시총 외형이 1조원 넘게 많아져 선전했다.
6월 말 기준 시총 1조 클럽에 가입한 주식종목 중에서도 51곳은 상반기 시총 하락률이 30%를 넘었다. 이중에서도 에코프로비엠은 연초만 하더라도 10조5213억원으로 10조원 시총 규모를 유지해왔었다. 그러던 것이 6월 말에는 2조6013억원으로 연초 대비 75.3%나 크게 작아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외 위메이드(68.4%↓) 카카오페이(65.7%↓), 펄어비스(63%↓), 하이브(58.5%↓), SK바이오사이언스(56%↓), 크래프톤(52.3%↓), 더존비즈온(50.3%↓) 역시 올 상반기에만 시총이 반토막 넘게 증발했다.
반대로 폭락장 속에서도 상반기에만 시총 증가율이 50%를 넘은 곳도 등장했다. 이 중에는 최근 누리호 발사 성공에 큰 역할을 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포함됐다. KAI의 올해 1월 초 시총은 3조2069억원이었는데 지난 6월 말에는 5조2441억원으로 높아졌다. 최근 6개월 새 2조원 넘게 시총 외형이 커지며, 63.5%의 증가율을 보인 것이다.
또한 대성홀딩스도 연초만 하더라도 7602억원으로 시총 1조 클럽에도 이름이 빠졌었다. 그러다 6월 말에는 1조1874억원으로 상반기에만 시총 상승률이 56.2%나 고공행진하며 1조 클럽에 당당히 입성했다.
이외 대한전선(48.9%↑), 케어젠(47.1%), 현대중공업(46.5%), 서울도시가스(43.8%) 4곳은 상반기 시총 증가율이 40%대로 높은 편에 속했다. 이 중에서도 케어젠과 서울도시가스는 연초 기준 시총이 1조 미만이었는데, 6월 말에는 1조 클럽 명단에 새로 포함됐다.
올해 1월 초와 달리 6월 말에 시총 톱100에 새로 이름을 올린 곳은 LG엔솔을 제외하고 7곳이었다. OCI는 연초 시총 141위(2조4684억원)에서 6월 말에는 92위(3조4223억원)로 49계단이나 전진하며 시총 톱100에 새로 합류했다. 같은 기간 BGF리테일은 140위(2조4802억원)에서 95위(3조2666억원)로 45계단, 현대미포조선은 124위(2조7959억원)에서 88위(3조6387억원)로 36계단 올라섰다. 이외 팬오션(118위→97위), 롯데지주(113위→82위), KAI(108위→63위), 한미약품 (101위→85위) 역시 6월 말 기준 시총 100대 기업에 포함됐다.
이와 달리 에코프로비엠은 1월 초 40위에서 6월 말에는 117위로 시총 톱100 명단에서 빠졌다. 이외 위메이드(64위→145위), 셀트리온제약(79위→103위), 이마트(84위→105위) 등도 시총 100위권 밖으로 밀려난 것으로 조사됐다.
시총 톱20 판세도 요동쳤다. 20곳 중 삼성전자(1위)와 함께 삼성바이오로직스(4위), 현대차(6위) 등 7곳은 1월 초 대비 6월 말 기준 시총 순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하지만 카카오뱅크는 시총 10위였는데 21위로 시총 20위에도 들지 못하는 쓴 맛을 봤다. 카카오페이는 같은 기간 14위에서 43위, 크래프톤은 18위에서 32위로 시총 순위가 뒷걸음질 쳤다.
반대로 SK와 한국전력은 올 상반기 시총 톱20에 신규 진입했다. SK는 21위에서 8위로, 한국전력은 27위에서 19위로 10위권대에 이름을 올렸다.
국내 주요 4대 그룹별 시총 규모는 보통주와 우선주를 모두 포함해 6월 말 기준 삼성 그룹이 566조원으로 가장 컸다. 뒤를 이어 183조원 규모를 보인 LG그룹이 차지했다. LG그룹의 경우 올해 1월 27일에 LG엔솔이 상장하면서 그룹 시총 순위도 기존 3위에서 2위로 도약하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이어 SK그룹(150조원), 현대차그룹(118조원) 순으로 상장사 시총이 큰 것으로 집계됐다. 4대 그룹 이외 중에서는 카카오그룹이 57조원 수준으로 그룹별 시총 외형이 톱 5에 포함됐다.
LG엔솔이 상장된 지난 1월 27일을 기준점으로 6월 말과 시총 규모를 비교해 보면 4대 그룹 모두 시총 외형이 작아졌다. 이 중에서도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보통주와 우선주 종목을 30곳 가까이 보유 중인 SK그룹이 22.2%(42조원↓)로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으로 LG는 20.5%(47조 원↓) 수준으로 시총이 줄었다. 삼성전자와 삼성전자 우선주 등 20곳 이상 주식종목을 갖고 있는 삼성은 17.3%(118조원↓)으로 시총 덩치가 작아졌다. 그나마 현대차의 시총 외형은 4.6% 수준으로 5% 미만으로 소폭 하락하는데 그쳤다.
한국CXO연구소 오일선 소장은 “작년 상반기 시총은 10곳 중 7곳 이상 증가했다면 올해는 대외적인 요인 등으로 상황이 완전히 역전됐는데, 문제는 올 하반기에도 주가 가 반등할만한 전환점이 모호하다”며 “침체된 국내 주식시장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는 삼성전자와 카카오 등을 비롯한 IT 관련 대장주를 중심으로 주가 회복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