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여만에 1320원 뚫린 환율...고물가·고금리 3고에 경기침체 우려 고조
기준금리 인상 압박 더 커지면서 소비위축 가능성 겹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일 장중 1320원마저 넘어서며 한국 경제에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고물가·고금리에 고환율까지 겹치면서 경기침체로의 진입이 빨라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이날 오전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324.50원까지 오르며 1320원대를 돌파했다. 1320원을 넘어선 것은 2009년 4월 30일 이후 13년 2개월여 만에 처음이다.
고환율의 지속(원화가치 하락)은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 등으로 높아진 물가 수준을 더 끌어올린다. 환율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으면 기준금리 인상 압박도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3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가 사상 처음 빅 스텝(한꺼번에 0.50%포인트 인상)에 나선 주요 배경 중 하나도 ‘환율 방어’였다.
더구나 이달 말 미국의 기준금리가 우리나라보다 더 높아지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현실이 되면, 원화 가치 하락 압력은 더 커진다.
달러와 같은 기축통화(국제 결제·금융거래의 기본 화폐)가 아닌 원화 입장에서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상당 폭 낮아지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자의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도 급격하게 떨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원화 약세 탓에 같은 물건이라도 더 많은 원화를 주고 수입해야 하는 만큼, 수입 물가 상승이 국내 물가 급등세에 기름을 부을 수도 있다.
따라서 한은 입장에서는 물가가 불안한데 환율마저 잡히지 않으면, 경기 훼손을 감수하고라도 기준금리를 빠르게 올릴 수밖에 없다.
한마디로 고환율·고물가·고금리가 겹치면서 우리 실물경제에 ‘비상등’이 켜지는 모습이다.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고물가가 들이닥치면서 민간 소비마저 위축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도 이자 부담을 키운다는 점에서 가계의 소비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다. 고금리로 기업의 투자 여력마저 줄어든다면 경기 침체로의 진입은 빨라질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