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건전성 관리 ‘당부 또 당부’...제2금융권 긴장

금융권 CEO 간담회 이어 금감원 국장급 리스크 점검회의까지 잇따라 개최

2022-07-18     박재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오른쪽)이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생명보험교육문화센터에서 열린 보험회사 CEO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제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 대해 연이어 강조했다. 최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급속한 금리인상 때문인데, 금융권에서는 이미 예고된 상황인 만큼 건전성 관리 방안과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입장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3일 예고 없이 금감원 국장들을 불러 리스크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회의는 한국은행이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한꺼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 단행에 따른 방안과 대책 논의를 위한 긴급 수시 회의였다. 이날 이 원장은 2금융권의 부실 방지를 위한 건전성 강화를 강조했다.

이 원장은 “각 업권별로 현재의 금리 급등 상황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을 점검하고, 대비하라”며 “지금 현재 우리의 기조는 낡은 규제는 완화하되, 적어도 건전성 만큼 타이트하게 관리하자”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다 앞서 이 원장은 취임 직후 처음으로 제2금융권 CEO들과 만나는 자리에서도 일관되게 제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 각별히 신경쓸 것을 당부해 왔다.

이 원장은 지난달 30일 보험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재무 건전성 관리를 보험업계에 당면한 가장 큰 과제로 지목하며, 고위험자산에 대한 리스크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최근 경제·금융 상황을 고려할 때 그 어느 때보다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므로 금리 급등, 환율 상승 등에 따른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 관리에 힘써달라”며 “위기시 재무적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보험사의 자본력 확보가 중요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자본 건전성에 대한 지원책에 대해 그는 “태풍이 불기 전에 이미 부러지거나 흔들린 나뭇가지를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5일 카드사와 캐피탈사 등 여신전문금융사 CEO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유동성 리스크 관리에 대해 강조했다. 이 원장은 “유동성 리스크가 가장 기본적이고 핵심적인 리스크며 업계 스스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며 “충분한 규모의 유동성 확보가 필요하고, 손실흡수 능력 확충을 위해 미래전망을 보수적으로 설정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 주문했다.

또 8일 14개 저축은행 CEO와의 간담회에서도 이 원장은 저축은행 BIS비율을 제고하고,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하는 등 경영 건전성 관리에 힘쓰고, 예금 만기 구조를 다양화하는 등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 원장은 “건전성을 훼손할 정도로 과도하게 자산을 확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경영계획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며 “이 과정에서 복합위기 상황을 가정한 자체 스트레스 테스트 실시 결과와 한도성 여신의 대손충당금 강화 영향 등을 반영해 자본확충 방안도 고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어 “대출자산별 위험 수준, 예상손실 등을 면밀히 검토하고, 손실 확대가 예상되는 대출에 대해서는 강화된 자체 적립기준을 마련해 충분한 대손충당금을 적립해 주길 바란다”며 “경기 상황이 급변할 경우 일시적으로 유동성 과부족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예금 상품 및 만기구조를 다변화하고, 예외적인 유동성 경색 상황에 대비한 비상조달 계획도 점검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실 제2금융사의 건전성 관리는 어제, 오늘 일은 아니다. 문제는 인플레이션과 가파른 고금리 상황에서 제2금융사 건전성 관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있지만, 대응과 방법에 대한 해법이 없다는 점이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제2금융권의 건전성 관리에 대한 고민은 그동안 계속 되고 있는 사항이다”라며 “최근 극심한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급속히 오르는 상황에서 제2금융권에 관리 방안에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