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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찬 영화로운 보험생활] 달라진 보험사의 시간...‘올드’한 부채가 몰려온다

“고객의 위험도를 기준으로 보험료율을 산출한다”...영화 ‘올드’와 보험계리사

2022-07-25     박재찬 기자
영화 '올드' 포스터/제공=네이버 영화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재찬 기자] 내년 새보험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 ‘킥스’)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들은 보험계리사 인력확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보험사가 보유하고 있는 보험계리사 수는 1141명으로 5년전인 2017명 920명 대비 24% 증가했다. 보험사별로는 삼성생명이 141명의 보험계리사를 보유해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삼성화재 133명, 현대해상 84명, DB손해보험 70명, KB손해보험 67명, 한화생명 65명, 교보생명 56명 순으로 나타났다.

보험계리사는 보험 관련 회계 전문가로 보험사의 투자·경영·재무 등 전반적인 위험을 평가·진단해 손익을 계산하고, 보험상품 개발에 대한 인허가 업무를 보거나 보험료와 책임준비금을 산출하는 등 보험사업 전반에 걸친 수리·통계분석 업무를 맡는 직책이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이름 조차 생소한 보험계리사가 등장하는 영화가 있다. 지난해 개봉한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영화 ‘올드’다. 이 영화는 열대 휴양지의 외딴 해변으로 휴가를 떠난 가이와 프리스카 부부와 어린자녀 트렌트, 매덕스의 이야기다. 이들이 휴가를 떠난 리조트의 매니저는 몇몇 사람들을 은밀한 리조트 사유지 해변으로 초대한다. 이 해변에는 의사인 찰스와 그의 아내 크리스탈 부부 그리고 간질 환자 패트리샤와 그의 남편이자 간호사인 재린, 랩퍼 세단이 남게 된다.

하지만 이들이 도착해 얼마되지 않아 해변에서는 한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고, 설명하기 어려운 초자연적인 일들이 벌어진다. 가이의 직업은 보험계리사다. 해변의 사람들에게 “고객의 위험도를 기준으로 보험료율을 산출한다”며 자신의 직업을 소개한 가이는 초자연적 현상들에게 대해 통계적으로 이해하려고 한다. 또 가이의 아내인 프리스카는 박물관 큐레이터다. 프리스카도 자신이 갖고 있는 지식들로 해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해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시간이 좀 더 흘러 이들이 깨달은 것은 이 해안가에서는 30분은 1년 정도의 속도로 흐르고 있고, 하루가 지나면 50년 정도가 흐른 것이라는 사실이다. 이들은 해변에서 탈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

영화 '올드' 스틸컷/제공=네이버 영화

영화 ‘올드’의 포스터에는 ‘아침에는 아이, 오후에는 어른, 저녁에는 노인, 죽음은 시간의 문제다’라는 문구가 있다. 시간에 대해 이야기하는 이 영화의 가장 매력적인 지점은 현실에 절대로 벌어질 수 없는 판타지스러운 이야기 속에서 너무 현실적인 순간들을 마주한다는 점이다.

이 영화는 시간, 삶과 죽음, 그리고 질병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주인공 게이의 직업을 보험계리사로 설정한 이유를 찾아보면, 상대적으로 보험계리사라는 직업이 시간과 질병, 삶과 죽음에 민감한 직업이기 때문일 것이다.

내년부터는 보험들의 시간도 달라진다. IFRS17 및 킥스가 시행되기 때문이다. IFRS17은 보험부채를 기존의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새 회계제도로 제도다. 과거에 판매한 상품으로 발생하는 부채가 순식간에 현재로 끌려온 셈이다.

예를 들면 그동안 보험사는 7% 수준의 고금리 상품을 판매하고 7%의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가정해 충당금을 쌓았다. 하지만 앞으로는 현재 수익률을 기준으로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 문제는 과거 판매한 저축성보험 등의 금리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 더 많은 충당금을 쌓아야 한다는 점이다.

모든 사람은 시간과 공간에 갖혀 살아가고 있다. 우리가 시간과 공간에서 존재하는한 완전한 자유도 완전한 평등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