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여전...7월 상장 기업들 시초가 대비 11.4% 빠졌다
상장 기업 중 HPSP,·루닛만 공모가·시초가 대비 선전 다음달 쏘카 흥행여부에 하반기 IPO 투자심리 갈릴 듯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7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이 공모가 대비 선전했지만, 시초가와 비교해서는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7월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기업들(스팩 상장, 코넥스 제외)은 루닛, HPSP, 영창케미칼, 코난테크놀로지, 넥스트칩, 에이프릴바이오, 성일하이텍, 아이씨에이치 등 8개다.
이들 기업의 시초가 대비 주가(7월 29일 종가 기준)는 평균 11.4% 빠진 것으로 집계됐다. 하지만, 공모가 대비로는 평균 약 29.3%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공모가 대비 가장 큰 상승세를 기록한 기업은 HPSP다. HPSP는 공모가 2만5000원 대비 129.2% 증가한 5만73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어 성일하이텍이 공모가 대비 84% 증가했고, 에이프릴바이오와 루닛이 각각 37.19%, 27% 상승했다. 또 코난테크놀로지도 3.6% 소폭 증가했다. 반면, 아이씨에이치(-20.59%)와 영창케미칼(-18.55%), 넥스트칩(-6.54%)은 공모가와 비교해 부진했다.
시초가와 비교해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종목은 넥스트칩이다. 넥스트칩은 시초가 1만7150원 대비 약 41% 하락한 1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또 코난테크놀로지(-36%), 영창케미칼(-21%), 아이씨에이치(-13%), 에이프릴바이오(-11%), 성일하이텍(-8%) 등도 부진했다. 반면, 루닛과 HPSP는 시초가와 비교해서도 각각 24%, 1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최근 국내 IPO(기업공개) 시장은 하락장 영향으로 한파를 이어가고 있다. 상반기 대형 IPO 기업들이 잇따라 상장을 철회했고, 상장을 강행한 기업들도 대부분 큰 재미를 보지 못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이 공모가를 낮춰 상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같은 기업들은 기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공모에서는 부진했지만, 상장 후에는 오히려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오르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루닛이 대표적인 경우다. 루닛은 기관 수요예측에서 7.1 대 1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이에 공모가를 밴드 하단보다 32% 가량 낮은 3만원으로 확정했다. 루닛은 전 거래일 3만8100원으로 마감했다. 시초가와 공모가 대비 모두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희망밴드에는 못미치는 성적이다.
또 수요예측과 청약에서는 흥행했지만, 상장 후에는 기대보다 못 미치는 모습을 보이는 경우도 포착된다. 성일하이텍은 기관 수요 예측에서 2269.7대 1으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상장 후 따상(공모가 2배에 시초가를 형성 후 상한가)에는 실패했다.
IPO 한파가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하반기 대어급 기업들의 IPO로 투자 심리가 살아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가 저평가 우려로 상장을 철회했지만, 쏘카와 컬리 등이 IPO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다음달 상장을 앞둔 쏘카의 흥행 여부가 하반기 IPO 시장 열기를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쏘카는 다음달 1일부터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8일부터 이틀간 일반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상반기 시장 부진으로 대어급 공모주로 예상됐던 기업들이 상장을 철회한 상황에서, 컬리와 SSG닷컴 같은 대형 IPO가 대기하고 있는 만큼, 쏘카의 공모 결과가 하반기 IPO 시장 분위기에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