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제대로 가치 인정받기 어려워"
쏘카 등 상장 추진 기업 아직 철회 계획 없어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현대오일뱅크의 상장 철회로 다시금 활기를 찾아가던 IPO(기업공개) 시장에 묘한 기류가 생겨나고 있다.
상장 일정을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은 시장 상황이 녹록치 않다는 것을 다시 한번 상기하면서도 IPO를 기존 일정대로 뚝심있게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오일뱅크는 지난 20일 이사회를 통해 IPO 철회를 결정했다. 최근 주식 시장 상황이 여의치 않아 제대로 된 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이에 앞서 현대오일뱅크는 두 차례 상장을 연기한 바 있다. 2012년 금융위기 확산에 따른 증시 부진 등 이유로, 2019년에는 아람코가 지분 매입 의사를 밝히며 프리IPO(상장 전 지분 매각)로 상장 계획을 변경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 우려 등으로 국내 주식 시장 상황이 우호적이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상장 철회가 이해된다는 분위기다. 반면 현대오일뱅크 상장 철회로 IPO 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걱정의 목소리도 나온다.
당초 전문가들은 얼어붙었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대어급 기업들의 상장으로 IPO 시장이 보다 활기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었다.
배정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시장 환경은 아직 녹록치 않으나,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는 상장 이벤트 증가로 투자 다양성이 확대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다음달 상장을 앞둔 쏘카와 수산인더스트리는 현대오일뱅크가 상장을 철회했지만, 상장 일정을 그대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시장 상황이 어려운 것은 인정하지만, 기업 성장을 적기에 이루기 위해서는 현 시점에서의 자금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쏘카 관계자는 "변화가 빠른 업종 특성상 이번 상장으로 자본을 확보해 대응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IPO를 통해 회사를 빠르게 성장시킬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올 하반기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신선식품 새벽 배송 기업 컬리와 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 등도 상장 준비에 변동이 없는 것으로 알려진다.
일각에서는 현대오일뱅크 철회 여파로 시장 심리 위축은 불가피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 입장에서는 대어급 기업들에 영향을 받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IPO 업계 한 관계자는 "IPO 시장은 분위기를 따라가는 측면이 있다"며 "기업들이 상장을 전략적으로 준비하기 때문에 무작정 상장을 철회하지는 않겠지만, 영향이 없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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