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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직된 채권시장…미청약물량 대량 떠안은 증권사들 '고심'

하나증권, 통영에코파워 1200억원 사채 홀로 떠안아 CJ CGV 영구채 흥행 실패로 미래에셋 등 3000억 인수

2022-08-03     김병탁 기자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경기 침체와 가파른 금리상승으로 국내 공모채 발행시장이 빠르게 얼어붙었다. 이로 인해 발행을 주관한 증권사들이 막대한 미청약 매물을 떠안게 됐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는 지난달 26일 HDC 지급보증으로 1200억원 규모의 ‘제1회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사채(등급 A+ 하향검토·A0 부정적)’ 발행을 진행했다. 흥행을 위해 공모 희망금리도 연 5.7~6.1%로 제시했다. 이는 BBB+ 급에 달하는 높은 금리다. 하지만 어떤 기관투자자도 참여하지 않아 발행주관사인 하나증권이 모두 떠안게 됐다. 

이에 앞서 통영에코파워는 지난 20일 한화에너지 지급보증으로 780억원 규모의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참여한 기관투자자의 물량은 10억원에 불과했다. 이로 인해 한국투자증권(148억원), NH투자증권(148억원), 신한금융투자(148억원), KB증권(148억원), 유진증권(99억원), 유안타증권(79억원) 등 인수단이 770억원의 미매각 물건을 인수하게 됐다.  

이에 대해 하나증권은 “현재 채권시장이 좋지 않아 기관투자자 참여율이 저조했다”며 “하지만 금리 측면에서 매력적인 수준이라서, 시장이 안정화 되면 다시 부각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통영에코파워뿐 아니라 지난달 진행한 CJ CGV의 4000억원 규모 영구채 전환사채 공모도 흥행 참패를 겪었다. 구주주와 일반공모에서 인수한 물량은 311억원의 불과했으며, 나머지는 모두 인수단이 매입해야만 한다. 

CJ CGV의 가장 많은 미청약물량을 배당받은 곳은 미래에셋증권으로 2500억원을 받았다. 이어 NH투자증권 900억원(22.5%), KB증권 500억원(12.5%), 유진투자증권 100억원(2.5%) 등 총액인수 방식으로 주관사 계약을 맺은 비율만큼 미청약물량을 떠안게 됐다.  

막대한 미매각물량을 배정받게 된 증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은 CJ CGV 미청약배당 물량 셀다운 협상을 위한 기관투자자를 모색 중이다. 한 기관투자자에게 이번 전환사채 물량 매각 조건으로 전환가격 9500원~9700원, 발행수익률 세후 3.9%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내 거래되는 가격에 비해 100원 가량 낮은 가격으로 매도하는 조건이다.

공모 당시 CB의 발행수익률이 3.00%, 액면가 1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손해를 감수하고 매각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증권사들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셀다운에 나서는 것은 회사 내규 조항에 따른 것이다. 미청약물량이 발생하면 증권사는 자기계정(PI)으로 매입해야 한다. 신용평가등급이 B 등급 이하인 고위험 투자상품의 경우 일정기간 안에 반드시 매도해야만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해당부서의 핵심성과지표(KPI) 평가 시 감점을 받거나, 부서 수익의 차감되는 조치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자산 유동성 측면에서 실권물량에 돈이 묶이면, 향후 투자의 제한이 발생할 수 있어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최근 경기 침체와 가파른 금리 상승으로 국내 채권 시장도 많이 얼어붙은 상황이다”라며 “이로 인해 미청약물량이 대량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