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인은 합선 문제로 추정...15시간 거래시스템 마비
12일까지 피해 접수...정일문 사장 "무거운 책임 통감"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한국투자증권 전산실이 마비되며 투자자들의 상당한 피해가 예상되는 가운데, 한투증권의 보상책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9일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대고객 사과문을 통해 "(이번 사안과 관련해) 불편사항을 성실히, 그리고 신속하게 조치하게 끝까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8일 오후 4시께부터 한국투자증권 홈트레이딩시스템(HTS)과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접속이 마비됐다. 시간외거래 시간대부터 먹통 현상이 시작되며 투자자들의 불만이 커졌다.
특히, 예비전력마저도 같이 마비가 되면서 복구에 예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결국 이날 새벽까지 정상화되지 못하며 투자자들은 해외주식거래에도 참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의 손실도 상당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전력 마비 사태의 원인이 합선이 발생하면서 생겨난 것으로 보고 자체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온라인 등에서는 호우에 따른 누수가 원인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지만, 한국투자증권 측은 "이번 문제가 호우와는 연관이 없다"고 못박았다.
실제 회사에 따르면 전날 건물 누수가 발생한 곳은 5층이다. 6층에 위치한 외부 정원에 물이 고여 5층으로 흘러내렸고, 한투증권 직원들이 밤새 물을 빼는 작업에 투입됐다.
일각에서는 한국투자증권이 재해복구센터를 가동하지 못해 상황 조치가 늦어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만,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문제는 전력 문제로 발생했기 때문에 서버를 관리하는 예비 서버와는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고객들은 전력 문제가 발생한 것도 문제지만, 한국투자증권의 대처가 미흡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고객들에게 문제 상황을 설명하는 제대로 된 공지가 이뤄지지 않았고, 긴급하게 활용한 유튜브 채널에서도 수차례 공지글이 올라왔다 내려가 혼란이 생겼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들이 서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예비 서버를 두고 있지만, 전력 자체가 마비된 상황에서는 이를 사용해도 효과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라며 "통상 예비전력도 주전력과 비슷한 곳에 위치하기 때문에 상황이 길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시선은 한국투자증권이 피해를 본 투자자들에게 얼마나 확실한 보상책을 내놓을지 여부로 옮겨갔다. 한국투자증권은 오는 12일까지 피해와 관련한 접수를 받는다.
정일문 사장은 "상당시간 거래불가로 고객들께 불편과 심려를 끼쳐드리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감을 통감한다"며 "다시는 이런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고, 모든 전산 환경을 점검하고 반드시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