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손보업 포트폴리오 강화' 일단 스톱...한화손보 인수 무산
신한금융·한화그룹 모두 ‘한화손해보험 인수·매각설' 전면 부인 신한 입장에선 리딩금융 탈환 위해 '손보사 덩치 키우기' 시급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신한금융그룹과 한화그룹이 한화손해보험 인수·매각설에 대해 전면 부인했다. 한화그룹 입장에서는 업황이 개선되면서 역대급 실적을 기록한 한화손보를 매각할 이유가 없다. 군침을 흘리는건 신한금융이다.
KB금융그룹과 치열한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은 손해보험 포트폴리오가 약점으로 꼽힌다. 신한금융의 전체 보험자회사의 순이익을 합쳐도 KB손해보험 순이익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신한금융은 손보업계 6위사인 한화손보 인수를 통해 손보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리딩금융 탈환을 기대할수 있다.
하지만 양사가 인수·매각설을 전면 부인한 만큼 당분간 신한금융의 한화손보 인수는 어려울 것으로 보다. 하지만 신한금융의 손해보험사 인수 도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화손보 인수·매각설에 대해 신한금융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손해보험 라인업이 약해서 손보사 인수설이 거론되는 것 같다”며 “한화손보 인수설은 사실무근이다”라고 말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도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상황이고 전혀 팔 생각이 없다”며 “몇년 전 매각 여부를 검토한 적은 있지만 지금은 실적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상황이 달라졌다”고 밝혔다.
보험업계에서는 몇 년전 한화손보의 매각 이슈가 있었지만, 손해보험 업력이 강화되는 상황이고, 캐롯손해보험이 디지털 손해보험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에서 한화그룹이 굳이 한화손보를 내놓을 이유가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한화손보를 탐낼만한 상황이다. KB금융과 리딩금융 경쟁을 펼치고 있는 신한금융의 약점은 손보사 포트폴리오가 약하다는 점이다. 이에 신한금융은 손보업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기 위해 지난 6월 BNP파리바카디프손해보험을 자회사로 편입해 디지털손보사인 신한EZ손해보험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실적은 미미한 수준이다.
리딩금융을 수성하고 있는 KB금융의 올해 상반기 순이익은 2조7566억원으로 같은 기간 신한금융의 순이익 2조7208억원과는 불과 358억원 차이다. KB금융의 전체 보험자회사 순이익은 5624억원으로 KB손해보험 4394억원, 푸르덴셜생명보험 1577억원을 거뒀고, KB생명보험이 34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신한금융의 전체 보험자회사 순이익은 4317억원으로 신한라이프가 2775억원, 신한EZ손보가 1542억원을 기록했다. 양대 금융그룹의 보험자회사 순이익 차이는 무려 1307억원이다.
신한라이프, 신한EZ손보의 순이익을 합쳐도 KB손보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은 신한금융 입장에서 뼈아프다. 현재 손보업계 상황을 보면 삼성화재, 현대해상, DB손해보험, KB손보, 메리츠화재까지 상위 5개사 중 당장 매물로 나올 회사는 없다. 그렇다면 신한금융 입장에서는 손보업계 6위사인 한화손보가 탐날 수 밖에 없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는 총수일가(100%)→한화에너지(9.70%)→㈜한화(96.77%)→한화건설(25.09%)→한화생명으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 여기에 한화생명은 한화손보의 지분 51.36%를 갖고 있고, 한화손보는 캐롯손해보험 지분 56.6%를 보유하고 있다.
신한금융이 한화손보 인수에 성공만한다면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동시에 최근 디지털 손보업계에 두각을 보이고 있는 캐롯손보와의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KB금융의 리딩금융 자리를 단번에 뺏어올 수 있다.
하지만 신한금융과 한화그룹이 인수·매각설에 대해 단호하게 부정한 만큼 당분간 신한금융의 한화손보 인수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한금융의 손보사 인수 도전은 계속될 전망이다. 신한금융의 리딩금융 탈환을 위해서는 손보사 포트폴리오를 강화가 필수인데, 신한EZ손보의 매출이 아직 미미하고, 디지털 보험시장의 성장 속도도 더디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신한금융의 한화손보 인수는 당분간 어려워 보인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느 정도 규모가 되는 손보사가 매물로 나온다면 신한금융은 관심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