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사태'에 갈라지는 국민의힘…'尹대통령이 품어야'
尹대통령·대통령실, 국민의힘 내분에 연일 선 긋기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이 좀처럼 혼란에서 벗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의 절차상 하자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에 나선 이준석 전 대표를 둘러싼 내부 갈등이 깊어지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보수정당의 미래’라고 여겨졌던 청년 정치인들까지 분열 양상을 보이면서 당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수습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대통령실은 언급을 피하며 선을 긋는 분위기다.
최재형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22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당의 혼란 상황과 관련해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이 이 전 대표를 품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통령이라는 그 자리는 모든 것을 다 담을 수 있는 큰 그릇이라고 본다”면서 “큰 틀에서 정권교체라든지 정권 재창출 등 지향점이 같다면 대통령께서 좀 품으시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을 역임했던 김근식 경남대 교수도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전 대표의 반발 사태와 관련해 “윤 대통령이 처음에 (이 전 대표를) 끌어안았다면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이 전 대표와 만나 쌓인 오해와 불신을 푼다면 그것이 바로 정치력”이라면서 “이 전 대표를 끌어안는 모습을 하면 누가 이익이겠는가. 대통령한테 이익이다. 지금이라도 포용의 정치를 해달라”고 촉구했다.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상황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으면서 당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이 상황을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거리를 두는 분위기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이 전 대표와 관련한 질문에는 답변을 피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도 윤 대통령이 나서 국민의힘 내분을 수습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당과 관련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말을 아꼈다.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외면하고 있는 사이 국민의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한때 보수정당에 새바람을 불고 왔던 청년 정치인들은 ‘친윤(윤석열)’과 ‘친이(이준석)’로 분열돼 삿대질을 하며 얼굴을 붉히고 있다.
친이계로 분류되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은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난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전 대표에게 선당후사를 촉구한 장예찬 청년재단 이사장을 강도높게 비판했다. 장 이사장은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청년본부장을 지낸 인물이다.
김 전 위원은 “청년재단 이사장이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 하는 것 자체가 이례적”이라며 “누군가가 장 이사장한테 이렇게 하라고 조언을 했거나 결과적으로 거기에 다 선동당했다고 생각된다”고 지적했다.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은 현직 의원만 가능하다. 당시 장 이사장의 기자회견장 예약은 이용 의원이 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 이사장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더불어민주당의 ‘개딸 현상’을 언급하며 “국민의힘도 강성 팬덤 정치와 결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 전 대표를 맹목적으로 지지하며 정치적 판단 기준이 오직 이 전 대표 편이냐, 아니냐가 전부인 강성 팬덤이 청년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이 전 대표가 국민의힘과 주호영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제기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결과가 이번주 중 나올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전 대표는 주 위원장이 선임된 다음날인 지난 10일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가처분이 기각되면 이 전 대표의 입지는 더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반면 인용될 시 비대위는 공중분해 돼 권성동 당대표 직무대행 체제로 돌아간다. 비대위 전환으로 해임된 이 전 대표도 제 자리로 돌아갈 수 있지만, 어떤 결과가 나오든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