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변하는 보험업계...중소형사는 물론 대형 GA설계사도 ‘감소’
대형 생보사 제판분리로 GA 생보 매출 ‘급증’...손보도 증가세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의 구조가 격변하고 있다. 대형 GA설계사 수는 오히려 감소했고, GA의 생보 매출이 큰폭으로 개선됐다. 이는 보험설계사의 수당을 제한하는 1200%룰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대형 생명보험사들의 제판분리 영향이다.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최근 5년간 보험 모집채널별 판매 현황 분석 및 시사점’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전체 보험설계사 수는 총 62만명으로 지난 2017년 약 61만명 대비 1.8% 증가했다.
GA소속 설계사가 25만명(39.6%)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금융기관 보험대리점 소속 설계사는 18만명(28.4%), 보험사 소속의 전속설계사 17만명(27.2%)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5년 간 GA 소속 설계사는 13.7% 증가한 반면, 중·소형 법인대리점 설계사수가 7.3% 줄었고 보험사 전속 설계사도 8.8% 감소했다.
이는 대형 GA(설계사 500인 이상)의 설계사 유치 및 보험사의 판매 자회사 분리 등에 따른 영향이다.
이처럼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의 판매 자회사가 GA로 편입되면서 GA소속 설계사 수는 크게 증가했지만, 기존의 대형 GA설계사 수는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회사형GA를 제외한 지난해 말 대형 GA의 설계사 수를 8만5577명으로 9만585명 대비 5.5% 감소했다. 5008명이 감소한 것이다. GA별로 보면 지에이코리아의 지난해 말 설계사 수는 1만3842명으로 전년 동기 1만5122명 대비 1280명이 줄었다. 글로벌금융판매는 1만1971명으로 757명 감소했다.
지난해 설계사 수 1만명이 넘었던 프라임에셋의 지난해 말 설계사 수는 1224명이나 줄어 9042명을 기록했다. 메가의 지난해 말 설계사 수는 8604명으로 70명 감소했고, 케이지에이에셋은 8259명으로 463명 줄었다. 같은 기간 엠금융서비스는 1387명 줄었고, 한국보험금융도 520명이 감소했다. 피플라이프는 지난해 말 설계사 수 412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4명 줄었다.
반면, 상장에 성공한 에이플러스에셋어드바바이저의 지난해 말 설계사 수는 4638명으로 전년 동기 4497명 대비 141명 증가했고, 지난 2월 코스닥에 상장한 인카금융서비스의 설계사 수도 11119명으로 전년 동기 10901명 대비 218명 늘었다. 또 지난해 설계사 영입에 나선 것으로 알려진 리치앤코의 설계사 수는 4071명으로 378명 증가했다.
GA설계사 수 감소는 보험설계사의 수당을 제한하는 1200%룰과 금융소비자보호법(금소법) 시행 영향이다. 1200%룰은 설계사에게 지급하는 첫해 수수료를 최대 12개월치 보험료 이내로 제한하는 규제이다. 이로 인해 자금력에 여유가 있는 몇몇 GA들과 보험사를 모 회사로 둔 자회사형 GA의 설계사 수는 증가했고, 대부분의 GA들은 설계사 누수를 막을수 없었다. 특히, 자금력이 떨어지는 중소형 GA의 충격은 더 컷다.
또 금소법 시행의 영향도 컷다. 보험사의 전속설계사와 달리 GA소속 설계사들은 여러 보험사의 상품을 비교해 판매하는데, 이들은 상품을 비교해 판매하기 위해 블로그, SNS, 방송 등을 활용해 마케팅에 적극 활용했다. 하지만 금소법 시행으로 마케팅 통로가 막히면서 GA설계사들이 영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한편, 한화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대형 보험사의 설계사 조직이 GA업계로 편입하면서 전체 매출은 개선됐다. 지난해 생보사 수입보험료는 96조6920억원으로 전년 동기 97조310억원 대비 0.4% 감소했다. 이중 GA 수입보험료는 28조175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0조9540억원 대비 무려 34.5%가 급증했다. 생보상품 매출의 GA가 차지하는 비중도 29.1%로 전년 대비 7.5%포인트 늘었다.
또 지난해 손보사 원수보험료는 91조2910억원으로 전년 동기 87조1170억원 대비 4.8% 증가했다. 이중 GA 원수보험료는 34조9420억원으로 전년 동기 32조1380억원 대비 8.7% 증가했다. 손보상품 매출의 GA가 차지하는 비중은 38.3%로 1.4%포인트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1200%룰, 금소법 등이 시행됐고, 대형 생보사의 제판분리로 GA업계에 구조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전체 GA설계사 수 증가에도 대형 GA설계사 수는 오히려 줄었고, GA업계 생보상품 매출이 크게 늘었고 손보사 매출도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