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기에도 은행주 '뚝뚝'…'악재·제도에 발목 잡혔다'
KRX은행지수, 올해만 20% 하락…카카오뱅크 56.3%↓ 카톡송금, 블록딜, 대손충당금 여파…투자 모멘텀 약화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도 부담…중장기 NIM 부정 영향"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은행주가 최근 제 힘을 못 쓰고 있다.
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다섯 차례 올렸고 은행들은 이를 토대로 최대 실적을 냈음에도 개별 은행의 악재, 금융당국 정책 등이 주가의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전일에 비해 0.23% 빠진 595.27로 거래를 끝냈다. 올해만 20.0% 낮아진 수준으로 KRX은행지수를 구성하고 있는 주요 은행주들도 부진했다.
가장 큰 낙폭을 보인 곳은 카카오뱅크로 올해만 56.3% 떨어졌다. 이외 △BNK금융지주(-21.8%) △DGB금융지주(-21.0%) △KB금융(-14.7%) △하나금융지주(-11.0%) △우리금융지주(-10.5%) △JB금융지주(-9.1%) △기업은행(-8.9%) △신한지주(-7.1%) 순으로 집계됐다.
은행주는 금리인상기 수혜주 중 하나다. 통상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상향 조정하면 대출금리도 함께 뛰어서다. 그러면 예대금리차도 커지면서 순이자마진(NIM) 등 은행의 수익성 지표는 개선된다.
대출금리는 대출기준금리, 가산금리의 합으로 결정되는데 기준금리가 뛰면서 대출기준금리의 지표인 금융채 금리, 코픽스(COFIX)를 자극해 대출금리 전체를 끌어 올리는 것이다.
그러나 올해 다섯 번의 금리 인상에도 은행주는 주로 하락했다. 금리 인상 기대감을 소재로 크게 올랐다가도 인상 후엔 크게 빠지며 상승폭을 반납했다.
여기엔 은행 개별 이슈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주가가 절반이 넘게 빠진 카카오뱅크는 최근 '카톡송금 금지' 논란 등으로 주가가 휘청였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지난달 19일 국민은행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3800만주 중 1476만주를 전날 종가(3만1200원) 대비 8% 낮은 2만8704원에 매도하면서 주가가 8.17% 빠진 2만8650원까지 떨어졌다.
또 은행들이 경기 침체를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쌓기 시작한 것도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대손충당금은 대출, 거래 등에서 발생 가능한 손실의 평가금액이다. 은행은 대손충당금을 쌓으면서 건전성을 확보할 수 있지만 회계상에선 비용으로 인식돼 순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
구경회 SK증권 연구원은 "특히 지방은행들의 투자 모멘텀이 약한 상황"이라며 "긴축과 경기 둔화가 대손충당금에 대한 불확실성을 증가시키고 있다"고 짚었다. 올해 주가가 20% 넘게 빠진 BNK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는 지난달에도 각각 0.59%, 4.29% 떨어졌다.
금융당국의 '은행 예대금리차 공시제도'도 은행주엔 부담이라는 분석도 있다. 지난달 22일부터 은행연합회는 홈페이지를 통해 은행의 예대금리차를 비교 공시하고 있다. 이 제도는 금리인상기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목적으로 추진됐다.
하지만 요구불예금을 제외한 수치기 때문에 은행간 예대금리차를 정확히 비교·반영하지 못하고 중저신용자대출인 서민금융 실적이 높은 은행의 예대금리차가 높게 나온다는 지적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에 대해 "은행으로서는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최 연구원은 이어 "공시 이후 대출금리 인하가 단행되고 있고 기준금리 인상 직후 곧바로 수신금리 인상 폭을 기준금리 인상 폭보다 더 높이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현상이 저원가성예금 이탈과 맞물리면 중장기적으로 NIM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기존엔 연내 기준금리 인상 종결 가정시 NIM 상승세가 멈추는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가정해왔다"면서도 "현 분위기가 지속되면 2분기로 앞당겨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