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새빗켐 200% 훌쩍...폐배터리 재활용주 '급부상'
"새로운 테마주에 성장 가능성도 높다" 상장후 주가 우상향 고려아연·코스모화학 등도 경쟁 합류...향후 모니터링 필요
[데일리한국 이기정 기자] 증시 한파 속에서 상장한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들이 흥행은 물론, 증시 입성 후에도 상승가도를 달리며 주목 받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새빗켐과 성일하이텍의 주가는 상장 후 19일까지 공모가 대비 각각 276.9%, 203% 증가했다. 새빗켐과 성일하이텍은 각각 8월 4일과 7월 28일에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반기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한 19곳(스팩 제외)의 기업 가운데 현재 공모가 대비 오름세를 보이는 곳은 두 기업을 포함해 청담글로벌, 대성하이텍 등 6곳에 불과하다.
또 상장 기업들의 공모가 대비 평균 수익률도 19.8% 수준에 그쳤으며, 특히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을 제외하면 남은 기업들의 주가는 공모가 대비 -6.2%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폐배터리 기업들이 투자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는 배경으로 그동안 국내 주식 시장에 없던 새로운 테마라는 점과 향후 시장 성장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꼽았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빠르게 성장하는 글로벌 EV(전기차) 및 EV용 배터리 산업은 폐배터리 발생량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며 "EV 시장을 둘러싼 복합적인 이해관계는 향후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유경하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성일하이텍의 상장 시점에 맞춰 국내에서도 폐배터리 관련 기업들에 대한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졌다"며 "이는 IPO(기업공개)를 통해 투자자들이 신성장 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좋은 사례다"라고 평가했다.
폐배터리 재활용 과정은 크게 전처리 공정과 후처리 공정으로 분류된다. 전처리 공정은 폐배터리의 폭발위험을 제거하고 파쇄해 블랙파우더 등 후처리를 위한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이며, 후처리 공정은 가공된 블랙파우더를 제련해 원하는 금속을 화학적으로 회수하는 절차다.
국내에서 이 두 과정이 모두 가능한 업체는 성일하이텍뿐이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GEM과 화유코발트 등 5개 업체에 불과하다.
폐배터리 테마가 급부상하며 새로 폐배터리 사업에 뛰어드는 후속 주자들도 등장하고 있다.
성일하이텍과 새빗켐을 제외하고 시장의 관심을 받는 종목은 고려아연, 코스모화학 등이다. 코스모화학과 고려아연의 주가는 성일하이텍 상장일인 7월 28일부터 이달 19일까지 각각 25.91%, 49.03% 증가했다.
코스모화학의 경우 오는 2024년까지 니켈 4000톤, 코발트 2000톤, 리튬 1000톤 등 총 7000톤 규모의 폐배터리 재활용 생산능력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폐배터리 재활용부터 전구체, 양극재 생산의 그룹 내 수직계열화를 이루겠다는 방침이다.
고려아연도 비철금속 제련 및 폐가전 재활용 능력을 바탕으로 폐배터리 재활용 시장 진출을 노리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환산니켈, 배터리 전구체, 배터리 재활용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2차전지 소재사업 경쟁력 확보를 노리고 있다.
성일하이텍 지분 8.8%를 보유한 삼성SDI의 경우도 폐배터리 관련 테마로 묶이기도 하지만, 직접적인 관련도는 크지 않다. 성일하이텍에서 들여오는 폐배터리 중 삼성SDI 비중이 높지만, 이를 통해 재활용되는 원료가 삼성SDI 배터리 생산에 영향을 주지는 않기 때문이다.
배터리업계 한 관계자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에 많은 기업들이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다만, 시장 규모가 신규 진입 업체들보다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해질 가능성이 적고, 오히려 폐배터리 사업 파이를 키운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또 다른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성일하이텍을 제외하고는 시장에서 기대하는 폐배터리 재활용 사업을 영위하는 기업은 거의 없다"며 "대부분 기업들이 아직 준비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관찰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