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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핫플] 홍대앞 17층서 한강 보며 LP 듣는다...MZ세대 홀린 우리은행 혁신점포

패션업체 무신사와 협업해 '원레코드' 오픈 비틀즈부터 김광석까지 레트로 LP로 어필 대출상담 등 금융 서비스 가능해 MZ와 소통 젊어진 금융마케팅 새로운 시도에 호평 러시

2022-10-04     정우교, 이우빈 기자
우리은행의 혁신점포 '원 레코드'(WON RE:CORD). ⓒ이혜영 기자 lhy@screwfastsz.com

[데일리한국 정우교·이우빈 기자] 지하철 2호선 홍대입구역 애경타워 17층 무신사 테라스 홍대. 

얼마 전 우리은행은 이곳에 혁신점포 원 레코드(WON RE:CORD)를 개점했다. 최근 은행 혁신점포가 접근하기 쉬운 1, 2층에 위치한 것을 감안하면 건물의 맨 윗층에 문을 연 우리은행의 이번 시도는 의외다.

이곳 혁신점포엔 ATM(현금자동입출금기) 대신 여의도, 한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루프탑과 LP청음부스, 디지털 데스크가 있어서다. 원 레코드를 들렸다가 나오며 무신사 상품을 돌아볼 수도 있다. 

지난달 30일 원 레코드를 직접 찾아 혁신점포에 대해 우리은행이 갖고 있는 고민을 직접 들어봤다. 

◇ 비틀즈부터 김광석까지…LP로 음악 직접 듣는다 

원 레코드는 크게 LP청음부스, 디지털 데스크 체험존으로 구분돼 있다. LP청음부스에선 방문객이 직접 LP를 고른 후 20분간 음악을 들을 수 있다.

LP는 총 200장으로 비틀즈부터 콜드플레이, 다프트펑크까지 앨범이 다양했으며 우리나라 가수로는 김광석의 앨범이 눈에 띄었다. 우리은행은 LP·디자인 소품 판매 업체 딘포스트와 함께 200장의 앨범을 직접 선정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앨범을 고를 때 △디자인 △스토리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WON뱅킹의 로고를 떠올릴 수 있도록 LP판의 색이 파랗거나 은행과 관련있는 디자인이 있는 앨범을 골랐다"며 "또 '우리' 'ONE' '원'이 제목·가사에 있거나 WON뱅킹 서비스를 자연스럽게 연상할 수 있는 곡들을 준비했다"고 소개했다. 

또한 눈에 띄는 것은 캐릭터 '지지직'(ZIZIC)이다. 지지직은 음표에 우리은행의 로고를 녹여낸 캐릭터로 고객과의 동행을 뜻하기도 한다. 동시에 레트로 감성도 느낄 수 있어 MZ고객들이 귀엽고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인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WON뱅킹 신규·기존 고객, 인스타그램 인증·팔로우 고객에게 지지직이 새겨진 굿즈(상품)를 제공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외에도 우리은행은 원 레코드 곳곳에 레트로한 감성을 살리고 MZ세대 고객의 취향을 반영한 크고 작은 소품들을 배치해 눈길을 끌었다. 

관계자는 "오픈 이후 2주일간 평일에는 150명, 주말엔 300~400명이 찾았다"며 "LP를 계속 들을 수 있어서 음악을 좋아하는 고객들이 재방문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우리은행이 직접 고른 LP. 총 200장으로 비틀즈부터 콜드플레이, 다프트펑크까지 우리WON뱅킹을 떠올릴 수 있는 음악들로 구성돼 있다. ⓒ이혜영 기자 lhy@screwfastsz.com

◇ 대출 상담 등 금융 서비스 가능…"MZ 소통 강조"

원 레코드에선 LP청음뿐만 아니라 금융 서비스도 이용할 수 있다. LP청음부스를 지나면 전문직원에게 금융 상담을 받을 수 있는 '디지털 데스크 체험존'이 설치돼 있다. 고객은 본인확인을 거치면 △금융상품 상담·가입 △개인대출 상담 △OTP 카드 발급 등 기타 업무 등을 볼 수 있다. 

상담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며 신분증 스캔, 손바닥 정맥 인증도 가능하다. 관계자는 "ATM모양의 포토부스에서 사진을 찍고 자연스럽게 디지털 데스크 체험존을 접할 수 있도록 동선을 짰다"고 말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설명하는 내내 '고객과의 소통'을 강조했다. 그는 혁신점포를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 연 이유도 MZ세대와의 접점을 늘리기 위함이라고 했다. 

이어 "기존 오프라인 점포를 혁신점포로 바꾸더라도 디지털에 익숙한 MZ세대들은 직접 은행으로 찾아오지 않는다"며 "그래서 MZ세대들이 많이 찾는 장소로 직접 들어가자고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아울러 "무신사는 MZ 고객들이 선호하는 패션 플랫폼이고, 무신사 테라스 홍대는 자주 찾는 데이트 코스 중 하나다"라며 "원 레코드는 카카오뱅크, 토스뱅크 못지 않게 우리은행도 젊은 고객들과 재미있게 소통하며, 함께 하는 은행이고 싶다는 의미다"라고 강조했다. 

원 레코드 내 설치된 디지털 데스크 체험존. 전문 직원에게 직접 금융상담을 받을 수 있다. ⓒ이혜영 기자 lhy@screwfastsz.com

◇ 새로운 시도에 내부도 호평…힘 싣는 이원덕 행장

우리은행은 원 레코드를 위해 지난 4월 내부 TF팀을 꾸렸다고 한다. 패션 플랫폼과의 첫 협업이기 때문에 준비하는 내내 많은 고민을 했다고 현장 관계자는 털어놨다. 

관계자는 "원 레코드의 목적은 우리은행을 알리고 브랜드를 알리는 것이다"라며 "MZ세대에서 관심을 받고 있는 레코드를 고객과의 매개체로 설정하고, 이를 토대로 원 레코드를 찾는 고객들이 우리은행의 브랜드를 자연스럽게 접할 수 있도록 만드는게 주요 전략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내부 직원들의 평가도 좋다"면서 "첫 도전, 시도였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점포를 확장해 나갈지 여러가지 가능성을 열어놓고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확장이 여기서 멈추진 않을 것 같다"며 다양한 시도를 이어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우리은행이 만든 원 레코드는 오는 12월 18일까지 무신사 테라스 홍대에서 운영될 예정이다.

한편, 이원덕 행장도 원 레코드에 힘을 실어주는 모양새다. 원 레코드의 시작부터 지원을 아까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지난 20일에는 이곳을 직접 찾아 직원들과 기념촬영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