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APT '엘스·리센츠·트리지움' 30평형대는 얼마나 떨어졌을까
집값은 뚝뚝↓...매수심리 회복은 언제쯤? 전문가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수요 더 제한적일 수밖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자경 기자] 가파른 금리 인상과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로 부동산 시장이 역대급 한파를 겪고 있는 가운데, 서울 집값 하락세도 커지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전국 집값은 최근 10년 내 가장 크게 하락했으며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역대 최저치를 경신했다. 그중에서도 잠실 대장 아파트로 불리는 '엘·리·트(잠실엘스·리센츠·트리지움)'의 가격도 급격히 빠지고 있다.
7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잠실엘스 전용면적 84㎡의 경우 지난 8월 19억5000만원에 거래돼 심리적 방어선으로 여겨지던 20억원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0월 같은 면적대 최고가였던 27억원 대비 7억5000만원 떨어진 셈이다. 현재 잠실엘스 전용 84㎡의 매매호가는 20억원을 겨우 웃돌고 있다.
송파구 잠실동에 위치한 A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따르면, 트리지움 전용 59㎡의 매매호가는 17억원대까지 떨어졌다. 이 물건은 저층도 아닌 로얄동 로얄층(19층)임에도 신고가 대비 수억원씩 내려가며 급매, 급급매 물건들이 속출하고 있다.
또한 단지 내 초·중·고등학교를 다 품은 리센츠 전용 84㎡의 호가는 20억원 초반대까지 내려와 지난 5월(22억5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떨어졌다.
A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집주인들이 급매로 물건을 내놔도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을 우려해 아직 관망하는 상황"이라며, "매매보다 전·월세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는 추세"라고 전했다.
현재 잠실 엘·리·트 3개 단지의 전용 84㎡ 전셋값은 9억~10억원선으로 지난달보다 약 1~2억원 하락했다. 전용 59㎡의 전셋값은 7억~8억원선을 유지하고 있다.
잠실동 인근 B공인중개사 사무소는 "잠실 일대 34평 아파트 매맷값은 작년 대비 6억원 이상, 상반기보다는 3억원 이상 떨어졌다"며, "대장 아파트들의 주력 세대인 34평 물건과 세대수가 많지 않은 25평 물건의 가격차이가 크지 않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잠실엘스에서 기존 19억5000만원 정상 거래(84㎡기준)이후 18억원 선에 물건이 나오면 연락을 달라는 문의 전화도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집값은 내려가지만 위축된 매수심리가 회복되는 데에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25건으로 지난 7월 통계 최저치를 재경신했다.
특히 잠실의 경우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전세를 끼고 주택을 거래하는 갭투자가 불가능하다. 즉 실거주 목적의 거래만 허가되므로 다른 지역보다 수요가 제한적이고 투자목적의 거래가 끊긴 셈이다.
또 가파른 금리인상과 더불어 15억원 이상 주택의 경우 주택담보대출 규제는 거래를 더욱 위축시킨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말 일부 언론에서 15억원 초과 아파트에 주택담보대출 규제 등 추가 규제 완화를 검토한다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라는 정부의 공식 입장문이 나오면서 규제지역 내 부동산 시장이 회복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고종완 한양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잠실만의 문제가 아니라 토지거래허가구역 등 규제로 묶인 지역들은 실거주라는 제한이 있어 수요가 낮아 거래도 적고 다른 지역보다 가격이 더 하락하는 것"이라며, "현재는 금리 인상, 집값 하락, 구매심리 악화 등으로 규제받지 않는 지역도 떨어지는 상황이기 때문에 규제가 풀린다고 해도 가격회복은 제한적일 것"으로 바라봤다.
또 고 교수는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는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한 제도인데 사실상 지금은 투기꾼조차도 없는 상황이기에 규제가 어느정도 완화돼야 그나마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 랩장은 "서울 내 주요 지역에서는 거래실종과 가격하락세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기에 잠실 일대만 집값 하락세가 두드러진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규제로 인해 수요가 제한적이고 가격조정도 더 크게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함영진 랩장은 "20억원 안팎의 높은 가격대 주택들은 가격 변동액과 변동률 체감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본다"며, "고가 아파트의 경우 변동률은 낮더라도 변동액의 규모로 체감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