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김병탁 기자] 성안이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으로 신사업 진출에 차질을 빚고 있다.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등 신주 발행을 통한 920억원의 자금 조달 계획도 법원에서 소액주주들의 가처분 신청 인용으로 잠정 유예된 상황이다.

13일 IB업계에 따르면 소액주주가 성안을 상대로 지난달 27일 대구지방법원에 임시 주주총회에서 결의된 정관 변경을 취소하는 소를 제기했다.

이에 앞서 성안은 소액주주의 요구에 따라 지난달 20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날 임시 주총에서 △키오스크 제조 및 판매업 △종합 내화물 제조업 △자원 재활용업 및 폐기물 종합 재활용업 등 8개 항목을 사업목적에 추가하기로 했다.

이사진 역시 전면 교체됐다. 사내이사 자리에는 성동훈 대호하이텍·대호테크놀러지 대표, 양원석 대호하이텍 사내이사, 조진학 씨케이그루브 이사가 선임됐다. 또한 소액주주가 요구한 허용호 주성씨앤에어 부사장, 최호관 주성씨앤에어 전무도 사내이사로 등재됐다.

이로써 성안과 소액주주 사이 갈등이 봉합되는 듯 했으나, 일부 소액주주들이 임시주총에서 사업목적 추가 및 정관 변경에 대한 절차 과정을 문제 삼으며 또다시 갈등에 불을 지폈다.

여기에 지난달 29일 대구지방법원에서 소액주주들이 지난 8월 제기한 △유증(170억원) △CB(450억원) △신주인수권부사채(BW, 300억원) 등 920억원의 신주 발행 금지 가처분 처분이 인용되며 신사업 진출을 더 어렵게 하고 있다.

성안은 대구에 본점을 둔 섬유산업 회사다. 최근 주사업의 실적부진으로, 연결 기준 2014년부터 현재까지 9년째 영업손실을 겪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3월 자화사인 성안합성에서 경리부장이 200억원 규모의 회사자금을 횡령하는 사건으로 감사의견 거절까지 내려졌다. 다행히 성안의 이의신청이 받아져 코스피 상장 폐지를 가까스로 면했으며, 올해 4월 주식거래가 재개됐다.

이런 상황에서 대호하이텍이 자회사인 대호테크놀로지를 통해 구원투수로 나섰다. 대호테크놀로지는 지난 임시주총에서 박상태 회장 일가가 보유한 지분 중 일부를 159억원에 매입해 최대주주(19.08%)로 올라섰다.

이와 관련해 대호테크놀로지는 지난 8월 박 회장을 포함한 비롯한 오너일가 8인과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당시 오너일가 보유지분 전량(31.32%)을 250억원에 매입할 예정이었으나, 대주주 변경에 따른 소액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오너일가도 2대주주(11.47%)로서 일단 남기로 했다.

또한 당시 대호테크놀로지는 신사업 자금과 운영자금 목적으로 제3자 유증과 메자닌을 발행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대호테크놀로지가 제3자 유증으로 100억원의 자금을 추가 조달하고 최미선 씨(BW 300억원), 이상희 씨(유증 70억원, CB 200억원), 채덕희 씨(CB 250억원)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받을 계획이었다.

이 부분에 대해 일부 소액주주들은 자금 조달의 투명성을 의심했다. 개인투자자 3명이 보유한 메자닌을 1년 뒤 모두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 신주는 총 1억431만1542주로 지분율 60%를 넘는다. 자칫 대호테크놀로지가 인수한 지 1년 만에 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는 우려가 소액주주들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힌 이유 중 하나다.

하지만 계속된 성안의 경영권 분쟁을 두고 일부 소액주주들이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이들은 임시주총에서 새 이사진으로 교체되고 신사업 진출도 바라보고 있는 상황에서 갈등을 계속 키우는 것에 우려를 드러냈다.

이에 대해 성안 관계자는 “법원에서 신주 및 메자닌 발행 금지에 대한 가처분 신청이 인용되면서 신사업 진출과 자금 조달에 차질은 빚은 것은 맞다”며 “다만, 현재 빠른 시일 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