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벌써 8번째...IPO시장 잇단 상장철회 1년 내내 찬바람
라이온하트슈튜디오·골프존커머스 등 취소
‘꼼수’ 상장에 대한 소액주주 반발도 부담
2023-10-14 김병탁 기자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주식시장 침체 여파로 IPO(기업공개)를 준비하던 많은 기업들이 잇달아 철회하거나 상장시기를 미루고 있다.
14일 IB업계에 따르면 상장을 준비 중이던 골프존커머스와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13일 결국 상장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 올해 들어 벌써 8번째 상장 철회 결정이다.
골프존커머스는 지난 11~12일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당초 희망공모밴드로 1만200원에서 1만2700원을 제시했으나, 대부분 기관투자자들이 희망밴드 아래로 투자의견을 제출했다. 이로 인해 원하는 공모가격을 받지 못하자 주식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이날 골프존커머스는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하여 대표주관회사의 동의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한다”고 공시했다.
같은날 카카오게임즈의 자회사인 라이온하트스튜디오 역시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는 현재 카카오게임즈의 인기게임인 ‘오딘’의 개발사로 시장의 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주식시장 악화로 적절한 회사 가치를 받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해 자진철회하기로 결정했다.
또한 소액주주 반발 역시 카카오게임즈의 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 몇 년간 카카오페이, 카카오뱅크, 카카오게임즈 등 핵심 사업부문을 잇달아 쪼개기 상장하면서 몸집을 부풀렸다. 하지만 올해 초부터 주식시장의 한파가 시작되자, 카카오를 포함한 계열사의 주가는 크게 떨어졌다. 카카오의 경우 최고 주가 대비 64%정도 하락했다.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최고가 대비 –77%와 –86%의 하락세를 보였다.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카카오게임즈도 한때 3만4250원까지 떨어졌다. 이는 최고가(11만6000원)와 비교해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욱이 최근 카카오게임즈의 주력상품인 ‘오딘’을 개발한 라이온하트스튜디오가 별도 상장을 예고하자, 지난 7일부터 4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하지만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상장 철회로, 이날 카카오게임즈의 주가는 3만8250원으로 전날 대비 9.44% 상승했다.
최근 금융위원회에서도 물적분할을 통한 ‘꼼수’ 상장을 막는 법안을 예고한 상태다. 비록 라이온하트스튜디오의 경우 관련 법안이 시행되더라도 위반 상황이 없지만, 주가 침체기의 소액주주의 반발을 정면으로 부딪치기에는 부담이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달 DB하이텍의 경우 소액주주 반발이 거세지자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했다. 풍산도 지난 4일 이사회를 열어 그간 추진해온 물적분할 계획을 철회하기로 했다.
또한 밀리의서재의 경우 아직 상장을 철회하진 않았으나 2주 가까이 공모 및 상장일정을 미뤘다. 당초 10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 청약기일로 정했으나, 내달 10일에서 11일로 정정했다.
IB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와 달리 투자 열풍이 한풀 꺾이면서, 각 기업들이 예상한 상장 가치보다 저평가되는 일이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며 “이러한 부담 때문에 상장을 철회하거나 일정을 미루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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