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훈 전 빗썸 의장, 공판엔 모습 드러냈다…'물의 일으켜 죄송'
2018년 BXA코인 상장 미끼…변호인 "김병건 회장 기망 없었다" 24일 정무위 국감 두 차례 불출석 '구설수'…여야, 형사고발 검토 검찰 "혐의 부인, 죄질 불량하다" 8년 구형…12월 20일 선고기일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전날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불출석했던 이정훈 전 빗썸홀딩스·코리아 이사회 의장이 25일 자신이 수사받고 있는 형사재판에는 출석했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이정훈 전 의장은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4부(부장판사 강규태) 심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이번 사안을 무겁게 생각하고 있고 피해 회복을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임직원들을 힘들게 하고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 전 의장은 지난 2018년 BXA코인 상장을 미끼로 김병건 BK메디컬그룹 회장에게 약 1120억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의장은 최후진술에서 김 회장에게 빗썸을 매각하려고 했던 이유에 대해 "빗썸에 대한 애정과 블록체인 이해도 때문이었다"라고 설명하며 "김 회장이 갖고 있던 글로벌 인프라로 회사를 성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했다.
이어 "빗썸 매각 과정은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변호사의 조언을 기반으로 모든 매각 과정을 거쳤고 김 회장의 지급기한 연기 요청도 기다려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김 회장에게 문제가 된 약속을 한 적도 없고 속인 적도 없다"라며 "모든 과정은 다른 주주들과 신중하게 논의한 후 결정했는데 이렇게 재판을 받고 있다"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검찰수사를 받으면서 공황장애가 더 심해졌고 늘 수면제를 달고 살지만 매 재판마다 서 왔다"라고 강조했다.
이 전 의장은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 공황장애를 이유로 두 차례나 불출석했다. 정무위원회는 이 전 의장에 대해 형사고발을 검토하고 있다.
정무위의 한 관계자는 전날 이 전 의장이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으나, 오래 전 진단받은 기록이고 지난 6일 국감에 이어 두 차례나 불출석했기 때문에 형사고발을 합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 전 의장은 이날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법원을 빠져나갔다.
결심 공판의 쟁점은 이 전 의장이 지난 2018년 빗썸을 인수하려던 김 회장을 기망했느냐였다.
검찰은 김 회장이 빗썸 인수대금 일부를 지급하지 못하자 이 전 의장이 BXA코인을 빗썸에 상장한 후 판매대금으로 약 1120억원을 챙겼다고 봤다. 그러나 BXA코인은 결과적으로 상장되지 못했고 김 회장은 지난 2019년 이 전 의장을 고소했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이 전 의장이 BXA코인의 시세 조정에 대해서도 언급했으며 글로벌 거래소 연합 사업이 완성인 것처럼 이야기하며 김 회장을 기망했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피고인이 혐의를 부인하고 있고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라며 재판부에게 징역 8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변호인단은 공소사실에 대해 즉각 반박했다. 변호인 측은 고소인(김병건 회장)의 주장 내용(BXA코인의 상장 확약, 글로벌 거래소 연합 등)은 계약서 작성 초기 협상 과정에서 논의됐다가 명시적으로 배제됐거나 최종 계약서에도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회장은 소액 투자자들에게 고소를 당하자 그 책임을 피고인(이정훈 빗썸 전 의장)에게 책임을 돌리고 있다라고 했다.
또한 "백서가 발행되기 전 코인은 판매되면 안된다"라며 "그러나 김 회장은 백서 발행 전 오렌지블록에 국내 판매를 종용했고 내국인 상대로 마케팅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 행동이 문제가 되자 김 회장은 소문을 적극 부인하며 의혹을 적극 숨기기도 했다"라며 "2018년엔 국내에서 판매하는 BXA코인은 전부 사기다라는 식의 기자회견도 열었다"라고 강조했다.
변호인단은 아울러 "고소인의 진술은 일관되지도 않고 객관적인 증거도 없다"라며 "반면, 피고인은 고소인의 인수제안을 받아들인게 전부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전 의장에 대한 선고는 오는 12월 20일 오후 2시에 내려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