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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책임론' 고개드나…'막기 어려웠다' 이상민 발언 논란 계속

이상민, 사전 대처 미흡 지적에 "경찰·소방 대응 원인인지 의문” 한총리 이어 대통령실도 두둔 "현 권한으로 대응 어렵다는 취지" 박상병 "이상민, 상식 밖 주장…감싼다면 충돌 피하기 어려울 것"

2022-10-31     박준영 기자
이상민(오른쪽) 행정안전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열린 '이태원 압사 참사' 관련 중대본 회의에 참석, 박진 외교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발언이 연일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사전 대처가 미흡하다는 지적에도 “막을 수 있는 사고가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까닭이다. 특히 한덕수 국무총리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이 장관을 두둔하고 나서면서 시민들의 공분은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 장관은 31일 서울 시청 앞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 분향소’를 찾아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경찰이나 소방의 대응으로 사고를 막기에 불가능했다는 게 아니라 과연 그것이 원인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과연 경찰의 병력 부족으로 발생한 사고였는지, 아니면 근본적으로 집회나 모임에 시정해야 할 것이 있는지를 더 깊게 연구해야 한다”면서 “핼러윈을 맞아 이태원에 모인 시민이 예년 8만~10만명에서 이번 13만명으로 예년 대비 30% 정도 늘었고, 경찰은 예년 80~100명에서 올해 130여명으로 40% 증원 됐다”고 밝혔다. 

이번 참사와 경찰력 배치에는 문제가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앞서 이 장관은 전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사전 대비가 미흡했다는 지적에 대해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몰린 것은 아니다”면서도 “경찰과 소방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혀 논란이 일었다. 

야당에서는 질타가 쏟아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나는 책임 없다, 할 만큼 했다’는 태도로 국민을 분노하게 할 것이 아니라 오로지 국민만을 위하고 모든 것이 나의 책임이라는 자세로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는 데 집중해 주면 고맙겠다”고 지적했다. 

여당에서도 부적절한 발언이었다는 지적이 나왔다.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은 “국민의 아픔을 이해하고 또 국민들의 아픔에 동참하는 모습이 아닌 형태의 언행은 조심해야 한다”며 “사람이 10만명 모인다는 얘기가 있었기 때문에 사전에 교통 대책이나 안전 통행을 제한하는 대책을 세웠어야 했는데 그런 점이 굉장히 소홀했다”고 꼬집었다. 

지난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 핼러윈을 맞아 인파가 몰려 대규모 인명사고가 발생, 소방대원들이 현장에서 구급활동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한 총리는 이날 합동 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예년에 비해 조금 많은 숫자의 경찰 인력들이 여러 가지 수고를 많이 하는 과정에서 투입이 됐다는 것을 설명하기 위한 취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 장관을 두둔했다. 

대통령실도 이 장관을 방어했다. 같은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취재진과 만나 이 장관의 발언에 대해 “경찰에게 부여된 권한이나 제도로는 이태원 같은 사고를 예방하고,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취지”라면서 경찰은 집회나 시위와 같은 상황이 아니면 일반 국민을 통제할 법적·제도적 권한은 없다. 앞으로 보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총리에 이어 대통령실까지 이 장관을 감싸고 나섰지만, 논란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이 장관이 상식 밖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핵심은 경찰 인력을 얼마나 투입했는지가 아니라 적재적소에 배치했느냐는 것인데, 이번 참사의 원인을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국민을 위해서 봉사할만한 마음가짐이 안 돼 있다”고 비판했다. 

박 평론가는 이번 참사에 대한 제대로 된 조치가 뒤따르지 않는다면 민심은 걷잡을 수 없이 격앙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 평론가는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숨소리 하나 놓치지 않겠다며 했는데, 숨소리는커녕 비명도 놓쳐버렸다”면서 “울먹이는 유가족들을 앞에 두고 이 장관을 계속해서 두둔한다면 거대한 충돌을 피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