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한파에도 올해가 적기'…바이오기업 연내 상장 도전 '계속'
바이오노트·바이오인프라 상장 추진…4분기 상장 바이오만 5곳
[데일리한국 최성수 기자] 기준금리 인상과 글로벌 경기침체에 대한 우려로 기업공개(IPO) 시장에 한파가 불고 있는 가운데서도 바이오기업들이 연내 상장에 도전하고 있다. 지난달 3곳의 바이오기업이 상장한 데 이어, 2곳이 더 연내 상장을 추진 중이다.
9일 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바이오노트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다음달 8~9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한다.
당초 지난 7~8일 해당 일정을 진행하고 이달 중 상장하려고 했지만 한 달 연기했다. 연내 상장을 더 확실하게 하기 위한 IR전략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바이오노트는 3분기 실적까지 반영한 증권보고서로 시장의 평가를 제대로 받기로 했다.
바이오노트 관계자는 “IPO일정 재조정은 IPO시장 위축 등 외부요인 보다는 연내 코스피 상장을 성공적으로 견인하기 위한 경영진의 확고한 의지와 선제적인 IR 대응전략 일환”이라며 “주관사와 협의를 거쳐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증권신고서로 준비해 IPO 일정을 본격화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오노트는 2003년 설립한 동물·인체용 진단시약 개발 기업이다. 주력사업은 동물용 진단사업과 인체용 체외진단 의료기기 사업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 6224억원에 영업이익 4687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바이오노트의 주당 희망 공모가 밴드는 1만8000~2만2000원으로, 바이오노트는 상장을 통해 최대 286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이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 범위는 1조8712억~2조2870억원이다.
바이오노트가 기대 시총이 2조원에 이르는 것은 국내 1위 진단기기 업체 에스디바이오센서와의 관계 때문이다.
바이오노트는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분 24.4%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이 기업은 에스디바이오센서의 관계사로 분류돼있지만, 업계에서는 사실상 에스디바이오센서의 지주사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바이오노트의 최대주주는 지분 54.2%를 갖고 있는 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이다. 조 의장의 특수관계인까지 합치면 총 지분율은 73.7%다.
바이오노트는 상장 후 조달한 자금을 경기도 화성에 동물용 진단키트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신규 공장을 설립하는 데 주로 사용할 예정이다.
임상시험 검체 분석 전문기업인 바이오인프라도 연내 상장에 나선다. 바이오인프라는 오는 16~17일 양일 기관투자자 대상의 수요예측을 진행하고, 22~23일 일반 청약을 받을 예정이다.
바이오인프라의 주당 공모 희망 밴드는 2만3000~2만6000원이다. 공모금액은 약 230억~260억원 규모다.
2007년 설립된 바이오인프라는 의약품 연구개발 단계에서 개발사의 의뢰를 받아 연구개발을 대행하는 위탁연구기관(CRO) 전문기업이다. 회사의 주요 매출원은 생물학적 동등성 시험, 제1상 임상시험, 임상·비임상 검체분석 등이다.
지난해 식약처 생동성 시험 승인건수 기준 국내 생동성시험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으며, 주요 고객사로는 종근당, 유한양행, 한미약품 등이 있다. 지난해 기준 실적은 매출액 305억원에 영업이익 74억원이다.
바이오인프라는 이번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을 △분석 자동화 시스템과 검색 자동화 등 프로그램 개발 △분석센터 자동화를 위한 설비 매입 △DMPK, 스크리닝 등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설비 투자 등에 사용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이 연내 상장에 성공하면 4분기에 상장에 성공하는 바이오기업만 5곳으로 늘어나게 된다. 지난달 △선바이오 △플라즈맵 △샤페론 등 3곳도 증시 입성에 성공했다.
3분기까지 국내 증시에 상장한 바이오 기업이 7곳인 점을 고려하면, 4분기에 뒷심을 발휘한 셈이다.
다만, 최근 들어 바이오기업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냉랭해 연내 상장계획이 미뤄질 가능성도 나온다.
실제 샤페론은 지난달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뒀다. 희망범위 하단인 8200원보다 약 40% 하회한 5000원으로 공모가가 결정됐다. 플라즈맵도 공모가가 당초 예상한 희망 밴드(9000~1만1000원) 하단보다 23% 할인된 70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7월 상장한 루닛도 공모가가 희망밴드(4만4000~4만9000원)보다 32% 낮은 3만원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시 불안에 올해 들어 바이오 투자심리가 얼어붙고 있다”면서 “개별기업 펀더멘털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투심도 IPO시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요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