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 1.7%로 하향…물가는 3.6%↑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기준금리 3.00%→3.25%로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대폭 낮췄다.
24일 한국은행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 직후 '통화정책방향'에서 내년 경제 성장률이 1.7%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지난 8월 전망치 2.1%를 상당폭 하회하는 수준으로, 금년 성장률은 지난 전망치(2.6%)에 부합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한국은행은 현 실물경기에 대해 "국내경제는 소비가 회복 흐름을 이어갔지만 수출이 감소로 전환하는 등 성장세 둔화가 이어졌다"라며 "고용은 취업자수 증가폭이 둔화됐으나 낮은 실업률 수준이 이어지는 등 양호한 상황이 지속됐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경기 둔화,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성장세가 약화되겠다"라며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보다 낮춘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또 올해,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 3.6%로 전망했다. 이는 8월 전망치 5.2%, 3.7%보다 낮은 수준이다. 다만 소비자물가는 기저효과, 경기둔화 영향 등으로 상승률이 낮아지겠으나, 5% 수준의 높은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봤다.
또 한은은 △환율과 국제유가 움직임 △국내외 경기 둔화 정도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계경제, 국제금융시장은 앞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글로벌 인플레이션 향방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미 달러황 움직임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한은은 아울러 금융·외환시장에 대해서는 장기 국고채 금리, 원·달러 환율이 하락하고 주가가 상승했으나, 단기금융시장에선 프로젝트 파이낸싱 자산담보부 기업어음(PF-ABCP) 등의 금리가 큰 폭으로 상승하고 거래도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진단·예측을 토대로 한은 이날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3.00%에서 3.25%로 상향 조정했다. 지난 10월 금통위 인상폭(0.50%포인트)보다 축소됐다.
베이비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25%포인트 인상)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 "경기 둔화 정도가 8월 전망치보다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외환 리스크가 완화되고 단기금융시장이 위축된 점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0.25%포인트가 적절하다고 판단했다"라고 설명했다.
한은은 추후 통화정책을 운용할 때 성장세를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또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에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금융안정에도 유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겠다고 밝히며 "금리인상의 폭, 속도는 높은 인플레이션의 지속 정도, 성장 흐름, 주요국의 통화정책 변화, 금융안정 상황,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면밀히 점검하며 판단해 나가겠다"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