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피글로벌 일단 경영권 방어 성공…경영 안정화는 ‘첩첩산중’
법원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인용 대주주 로켓인터내셜 지분 확대 차질 소액주주들 120억원 CB 발행도 반대…2차전지 등 신사업 진출 삐걱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코스닥 상장 스마트카드 제조 전문기업 셀피글로벌이 최근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위기를 넘겼다. 하지만 법원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인용으로 자금조달이 막히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아직도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셀피글로벌은 지난 6일 정관변경 및 신규 이사와 감사 선임안에 대한 임시주주총회를 열었다. 이번 임시주총은 지난달 17일 소액주주가 제출한 의안상정 가처분이 대구지방법원에서 받아들여지며 열렸다.
소액주주는 이번 임시주총을 통해 정관에 소수주주제안에 의한 초다수결의제 조항을 변경할 계획이었다. 또한 기존 사내이사 7명과 감사 1명을 소액주주가 지정한 인사로 변경할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날 정족수 미달로 모두 안건이 부결됐다.
이에 대해 셀피글로벌은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25% 이상 요건을 충족해야 의결할 수 있는데, 이날 의결정족수 미달로 모두 안건이 부결됐다”고 말했다.
이로써 셀피글로벌은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방어에 성공했다. 하지만 경영정상화를 위해선 아직까지 첩첩산중이다.
우선 최대 주주의 위태로운 지분율 수치다. 로켓인터내셔널은 지난 9월 7일 오름에프엔비로부터 주당 3314원에 578만309주(15.72%)를 192억원에 사들여 최대주주가 됐다. 필요한 인수자금은 셀피글로벌의 지분을 담보로 케이엔제이인베스트 외 1인에게 모두 차입했다.
하지만 주가가 떨어지자 케이엔제이인베스트는 지난 9월 19일 차입금 회수를 위해 셀피글로벌 지분을 반대매매했다. 이로 인해 로켓인터내셔널의 지분율은 15.72%에서 3.48%로 떨어졌다.
로켓인터내셔널은 보유 지분을 늘리고자 64억원의 제3자 유증 계획을 발표했으나, 이마저도 소액주주의 반대로 막혔다. 소액주주는 대구지방법원에 지난 10월 로켓인터내셔널의 유증 참여를 반대하는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으며, 법원에서도 이를 인용해 로켓인터내셜이 유증에도 잠정적으로 참여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 지난달 24일 소액주주들은 120억원의 전환사채(CB) 발행도 금지하는 가처분도 신청한 상태다. 이마저도 법원에서 가처분 인용된다면, 셀피글로벌의 경영에도 큰 차질을 빚을 것으로 풀이된다.
셀피글로벌은 신용카드·전자신분증 등 스마트카드를 제조하는 업체다. 국내 카드사와 금융사에 제품을 납품한다. 연내 애플페이가 국내에서 상용화된다는 소식에 급등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8년, 2020년, 2021년 영업적자를 겪었다. 2019년의 경우도 4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둔 수준이다. 올해 3분기까지 영업이익은 3억원으로, 간신히 영업적자를 만회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셀피글로벌은 부동산임대업과 2차전지 등 사업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분야에 투자를 하고 있다. 이마저도 자금조달 차질로 신사업 진출에도 어려움에 부딪히고 있다. 셀피글로벌은 당초 부동산임대업체 아이에스이커머스에 전략적투자자(SI)로 지분 15.49%를 400억원에 매입하기로 했다. 하지만 계약을 변경해 지분율 0.55%(10억원)만 인수하기로 했다.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셀피글로벌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66억원으로, 본래 계획한 유상증자와 CB 등 자금이 조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 확장을 할 수 없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셀피글로벌 관계자는 “소액주주가 신청한 CB발행 금지 가처분과 관련해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대주주의 추가 지분 매입 등에 관해서는 “대주주의 경우 현재 경영에 간섭하지 않고 있는 상태며, 장내 매수 등 추가 지분에 매입에 대해서는 답변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