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결산] 보험업계, 올해 핵심 키워드 ‘고금리·흑자·대형화’
새해 IFRS17 도입 앞두고 각 업계 철저히 준비
2022-12-28 박재찬 기자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올해 보험업계의 핵심 키워드는 ‘고금리·흑자·대형화’다. 생명보험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한 고금리 여파로 6% 수준의 저축성보험이 출시됐고, 흥국생명의 콜옵션 사태가 벌어지면서 채권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됐다. 또 손보업계는 역대 최초로 자동차보험이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면서 순이익이 22% 증가했다. 여기에 법인보험대리점(GA)업계는 자회사형GA들은 대형화에 적극 나섰고, 대형 GA 인카금융서비스는 업계 두 번째로 상장에 성공했다.
생명보험사의 올해 최대 이슈는 고금리다. 올해 초 1.00%였던 기준금리가 2월, 4월, 5월, 7월, 8월, 10월 11월까지 연거푸 인상되면서 3.25%까지 가파르게 올라갔다. 생보사들은 1년 사이 기준금리가 3배 이상 뛰면서 6%에 육박하는 고금리 저축성보험을 판매를 통해 자본을 늘렸고, 과거 판매했던 고금리 저축성보험 금리에 대한 부담도 줄였다.
이달 초 KDB생명과 동양생명은 연 5.95% 저축성보험 판매를 시작했고, 이들보다 앞서 지난달 25일부터는 푸본현대생명이 연 5.9% 저축성보험을 선보였다. 이밖에도 교보생명 연 5.8%, 한화생명 연 5.7%, DB손해보험 연 5.5%, ABL생명 연 5.4%의 저축성보험을 판매했다.
생보사들이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유동성 확보를 위해서다. 금리상승으로 채권 가치가 하락하면서 그동안 유동성 확보로 이용했던 채권 대신 고금리 저축성보험 판매로 유동성을 높인 다는 전략이다. 금리가 높아지면 고금리 상품판매를 통해 유동성을 높이고, 금리가 낮아질 경우 반대로 가치가 높아지는 채권 매도와 수익을 통해 자산운용이 가능하다.
고금리 여파가 생보업계에 긍정적인 영향만 미친 것은 아니다. 급격한 금리 인사으로 흥국생명은 신종자본증권의 조기상환권 행사를 연기했다. 그 여파로 금융시장이 요동치자 흥국생명은 조기상환권 행사를 결정했다. 당시 흥국생명은 4회차 영구채 3억달러 발행에 8%이상의 금리를 줘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미상환을 결정했다. 4.47% 외표채가 패널티 금리로 6%가 되더라도 신규 발행물보다 낮다고 판단했다.
손해보험 업계는 역대 최초로 2년 연속 자동자보험 흑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20% 이상 증가했다. 올해 3분기 기준 전체 손보사 순이익은 4조8175억원으로 전년 동기 3조9390억원 보다 22.3%, 8785억원 증가했다. 손보사들은 자동차보험 손해율 감소와 함께 장기보험 손해율 하락과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보험영업과 투자영업에서 모두 성장세를 거뒀다.
삼성화재, DB손해보험, 현대해상, 메리츠화재, KB손해보험 등 5개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올해 3분기 평균 77.9%를 기록했다. 1~9월까지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삼성화재 78.7%, DB손해보험 77.9%, 현대해상 78.8%, 메리츠화재 76.1%, KB손해보험 78.2%다.
앞서 삼성화재 등 대형 5개사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차량 운행량 감소와 사고 감소로 자동차보험 손해율이 개선된 효과를 반영해 올해 개인용 자동차 보험료를 1.2~1.3% 인하한 바 있다. 손보업계는 내년 자동차보험료도 2~2.5% 인하하기로 했다. 손보업계가 2년 연속 자동차보험을 인하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법인보험대리점(GA) 업계는 빠르게 대형화에 나섰다. 최근 한화생명은 GA업계 6위권인 ‘피플라이프’를 인수했다. 한화생명의 자회사형 GA 한화생명금융서비스는 피플라이프의 법인영업조직과 내방형 점포인 ‘보험클리닉’을 결합한 혁신 서비스를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최근 구축한 디지털 기반 영업지원 플랫폼인 ‘오렌지트리’와의 대면·비대면 융합 서비스를 구축을 통해 영업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한화생명과 함께 지난해 제판분리에 나선 미래에셋생명은 기존 2부문인 GA영업부문을 3부문으로 확대하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GA 지사 4000개, 보험설계사(FC) 10만명의 제휴 규모를 갖추면서 조직 확충에 나선 것이다. 이번에 신설한 GA영업3부문에는 국내 변액보험 전문가로 알려진 조성식 전무가 대표를 맡았다. 조 신임 부문 대표는 지난 10년간 미래에셋생명 자산운용 부문을 이끌었다. 미래에셋생명이 '변액보험 리딩컴퍼니'로 부상하는 데 공을 세운 인물이다. 조 대표는 향후 영업과 전략의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마련하는 데 주력할 계획이다.
또 에이플러스에셋에 이어 인카금융서비스가 GA업계에서 두 번째로 상장에 성공했다. 인카금융서비스는 지난 1분기 별도기준 영업이익 47억7208원, 당기순이익 36억873만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4.5%, 순이익은 23.0% 늘었다. 인카금융서비스의 매출 증가는 생·손보 판매가 고르게 늘어난 영향과 설계사 규모 증가세로 꼽힌다. 인카금융서비스의 올해 1분기 말 설계사 수는 1만1400여명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0여명 증가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내년 새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을 각 업계가 각자의 방식으로 충분한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며 “생보사들은 고금리로 내년 걱정을 한시름 놓았고, 손보사들은 손해율 관리에 성공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