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 노조, 감사원에 '부산 이전' 국민감사 청구…'소송도 검토 중'

12일 기자회견 "법률·정관 위반, 강석훈 회장 근태불량 등 의혹 제기" 김현준 위원장 "준비단도 휴직…부산 발령 직원 사무실도 준비 안돼" 19일 인사이동 예정…"불법조직에 인사배치하는 꼴, 로펌 의논 계획"

2024-01-12     정우교 기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12일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김현준 노조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정우교 데일리한국 기자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산업은행 노동조합이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감사원에 국민감사청구서를 제출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불법적으로 부산 이전을 준비했고, 예산 낭비 등 부패행위도 의심된다며 감사원의 감사를 촉구했다. 또 이와는 별도로 부산 이전과 관련한 조직개편, 인사이동에 대산 소송도 예고하면서 노사 갈등은 장기화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산업은행 노조는 감사원(서울 종로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감사를 청구한 취지를 밝혔다. 노조 측은 산업은행이 법률·정관을 위반하면서 부산이전준비단을 설치하고 본점 일부 이전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강석훈 회장의 직무해태, 근태불량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김현준 신임 노조위원장은 이같이 지적하며 "임원 대내외 평판 관리를 위해 사내 익명게시판 글을 삭제하거나 제보자 색출을 시도한 정황에 대해서도 감사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현준 위원장은 또 직원들의 동요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전 준비단 직원마저도 이전에 반대하며 휴직에 들어가고 있다"라며 "이전 준비단으로 인사발령을 받은 직원 10명 중 2명이 이에 수긍하지 못하고 휴직을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강석훈 회장의 법률, 절차를 무시한 일방적인 의사결정에 불복해 많은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라며 "지난 한해 자발적 퇴사자만 예년에 2배가 넘는 93명으로 알려졌고, 하루가 멀다하고 동료 직원의 퇴사소식이 들려오고 있다"라고 했다. 김 위원장은 이른바 '국회 패싱' 논란에 대해서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박성준 의원, 오기형 의원, 백혜련 의원 등 다수의 국회의원들이 한국산업은행법 개정이 이뤄지기 전에 이전준비단을 운영하는 것은 편법이라고 지적했다"라며 "그러나 강석훈 회장은 이러한 지적을 무시하고 준비단 운영을 이어가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한국산업은행법 제4조에는 '한국산업은행은 본점을 서울특별시에 둔다'라고 명시돼 있다. 현재 국회에서는 본점 소재지를 개정하기 위한 법안들이 계류돼 있는 상태다. 산업은행 노조는 이전 집행부부터 강석훈 회장이 산은법 개정 전 이전 준비단을 준비하는 것은 '졸속 추진'이라고 비판해왔다. 여의도 본점에선 200일 넘게 반대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또 국회에서도 산업은행 부산 이전에 대한 반응은 냉담한 모습이다. 야당 정무위원회 위원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의 김민석, 임오경, 서영교 의원 등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오는 13일엔 이정미 정의당 대표도 노조 집회 현장을 찾을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국민의힘 의원들 사이에서도 회의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말 출범한 산업은행 노조 집행부는 이번 감사원 청구를 시작으로 '부산 이전'과 관련한 본격적인 대응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인사이동과 관련한 소송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산은법이 개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산업은행은 동남권 영업조직 개편을 단행했다"라며 "누가 봐도 본점에 있어야 할 부서가 부산으로 이전한 상황이고, 이 부서에 대해서 19일 인사이동이 있을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렇게 되면 불법 조직에다가 인사배치를 하는 모양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라며 "13일 로펌을 만나 이를 의논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김현준 노조 위원장은 산업은행의 부산 이전이 졸속 추진되고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기자회견 말미 "얼마 전 부산을 내려간 바 있다"라며 "부산으로 발령을 받은 직원들이 사용할 사무실, 합숙소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돼 있다. 이전이 억압된 환경 속에서 졸속으로 추진되고 있다는걸 간접적으로 보여주는게 아니냐"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