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말까지 100명 퇴사…이중 71명은 자발적, 지난해 수준 넘어서
지난달 BIFC 방문, 이달 지역 기업인 만남…"부산 이전에 힘 싣나"
'BIS 비율' 관리부서도 퇴사자 있어…"인력 관련 뚜렷한 메시지 無"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관련해 직원들의 동요가 심해지는 모양새다. 직원들의 줄퇴사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은행 내 핵심으로 손꼽히는 모 부서에서 최근 인력 이탈이 일어난게 알려지면서다. 이와 함께 강석훈 회장이 현안을 제쳐두고 '부산행'에만 너무 급급한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11일 은행권에 따르면 산업은행 직원들의 퇴사는 올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본점 부산 이전'을 국정과제로 포함한 이후 인력 유출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엔 올해 9월 말까지 퇴사자만 100명이라는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표(산업은행 자료 인용)도 있었다.
이중 의원퇴직(자발적 퇴사자)은 71명으로 2020년 41명, 2021년 43명을 넘어섰다. 윤 의원은 "다양한 이견을 듣고 내부 설득부터 해야 한다"라고 제언한 바 있다.
그러나 이탈은 끊이지 않았고 얼마 전에는 '핵심' 모 부서의 직원도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곳은 은행 내에서도 소위 '잘 나간다'는 부서 중 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은행은 이와 관련 개인의 일이기 때문에 "알 수 없다"는 입장이나, 내부에선 이 부서원의 사의가 이미 심심치않게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됐다.
문제는 자발적 퇴사자만 70명이 넘고, 핵심부서에서도 이탈자가 발생했음에도 강 회장은 적극적인 메시지, 대응없이 대외 활동에만 주력한다는 내부 비판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지난달과 이달, 부산을 두 차례 찾은 것을 두고 본점 이전에만 너무 매달려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은행권에 따르면 강 회장은 지난달 부산 문현동 부산국제금융센터(BIFC)에 입주한 해양산업금융센터를 방문했다.
해양산업금융센터는 선박, 해양플랜트, 해운 관련 해양금융을 제공하기 위해 한국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무역보험공사가 함께 만든 협의체다.
강 회장의 방문 전후 내년 조직 개편을 기점으로 해양산업금융센터의 규모를 키워 부산지역 영업, 본점 이전의 기반을 다진다는 계획을 실제 검토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또 9일 강 회장이 부산을 방문해 지역 기업인과 만남을 가졌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뒷말이 무성하다. 본점 이전이 결정되지도 않았는데 지역반응부터 살폈다는 지적에서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거래 중인 기업의 현안, 애로사항을 듣기 위한 일상적인 만남이었다"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지난 4일 개최됐던 내부 회의에서도 인력 유출 상황, 직원 간담회 계획에 대한 뚜렷한 메시지는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신 강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한국전력 적자, HMM 주가 하락 등으로 자기자본비율(BIS비율) 13%를 방어하기 쉽지 않다고 우려한 바 있다.
BIS비율은 은행이 위험가중자산(대출 등)을 자기자본으로 감당할 수 있는지 평가하는 건전성 지표 중 하나다.
산업은행은 한국전력의 지분 32.90%(2022년 6월 기준), HMM의 지분 20.69%(2022년 9월 기준)을 보유하고 있는 주요주주다.
한국전력의 적자가 계속되면 지분법상 손실이 발생하고, 이는 BIS비율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그만큼 건전성 관리가 중요하다는게 강 회장의 현 판단이다.
그러나 정작 BIS비율을 포함해 은행의 리스크를 관리하는 부서에서도 인력 이탈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산업은행의 한 직원은 "BIS비율이 우려스럽다는 내용에 대해선 직원들도 함께 걱정하고 있다"라면서도 "아이러니한 것은 이를 담당하는 부서에서도 퇴사자가 발생했다는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BIS비율을 관리하라는 지시는 그동안에도 계속 있었지만 실제 담당할 인재들이 줄면서 부담만 더해지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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