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동행하는 금융사들 '육성부터 협업까지'
신한금융, 자체 스퀘어브릿지·퓨처스랩 참여기업 모집 산은, KDB NextONE 교육…기은, 'IBK 창공' 기업 교육 국내 금융산업, 성장 한계…비금융 확장 모색하기 위함
[데일리한국 정우교 기자] 최근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지원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 투자 등 금융 지원 외에도 1:1 멘토링, 교육프로그램 등 비금융 지원도 아끼지 않는 모습이다. 금융사들은 더 나아가 스타트업과 협업을 늘려 새로운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몇몇 금융사들은 자체 육성 프로그램에 참여할 스타트업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우선 신한금융그룹은 앞으로 한 달간 '신한 스퀘어브릿지', '신한 퓨처스랩' 프로그램을 가동한다. 신한 스퀘어브릿지는 각 지역의 기업들과 협업해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형태고 신한 퓨처스랩은 금융그룹의 자체적인 프로그램이라는 설명이다.
신한 스퀘어브릿지는 서울, 인천, 대구, 대전 등 4개 지역에서 혁신 기술(딥테크, 바이오헬스, ESG 등)을 보유한 스타트업(창업 7년 미만) 총 90개사를 선발한다. 신한금융은 선발 기업들에게 △맞춤형 컨설팅 △전용펀드 투자 △무상 사무공간 등의 혜택과 함께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신한퓨처스랩은 핀테크 기술을 보유한 법인, 개인사업자, 예비창업자 등 총 20개사를 모집해 맞춤형 지원을 전개할 계획이다. 현재까지 323개 기업을 선발·육성했으며 약 640억원의 직·간접투자가 이뤄졌다.
특히 신한퓨처스랩을 거친 스타트업과 신한금융 계열사와의 협업이 활발하다는게 특징이다. 퓨처스랩 7기에 선정된 바 있는 핏펀즈는 최근 신한은행과 협업해 메타버스 플랫폼 '시나몬'을 내놓기도 했다.
핏펀즈는 게임사(넥슨) 출신들이 지난 2020년 만든 메타버스 스타트업이다. 신한은행과는 '신한 SOL 베이스볼 파크'와, 내부 행사장을 메타버스로 구축하는 작업을 진행한 바 있다. 또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코빗과 함께 2021년 '코빗타운'을 선보이기도 했다.
산업은행도 스타트업 프로그램인 'KDB NextONE' 6기를 선발해 다음달부터 교육을 실시한다. KDB NextONE은 지난 2020년 7월 출범 이후 현재까지 75개 스타트업이 프로그램을 거쳤다. 산업은행은 이중 37개사가 약 447억원의 투자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산업은행도 7개사에 대해선 직접 투자를 진행했다. 규모는 약 79억원이다.
KDB NextONE을 거쳤던 스타트업 마이크로시스템, 엔닷라이트, 뤼튼테크놀로지스는 올해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에서 혁신상을 수상한 바 있다. 또 아스트론시큐리티, 티오더는 지난해 '아기유니콘200' 육성사업에 선정됐다.
아기유니콘200은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가 주관하는 육성사업으로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후보기업을 발굴하고 이들에게 금융·비금융 지원을 지원한다.
KDB NextONE 6기엔 총 339개 기업이 지원해 약 22: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15개사가 선발됐다. 이들은 △인공지능(AI) △첨단로봇 △시스템반도체 △사이버보안 △헬스케어 △핀테크 등 여러 기술을 보유하고 있었다. 산업은행은 선발 기업에게 사무공간을 대여하고 전담 멘토링, IR컨설팅, 데모데이 행사 등을 개최할 계획이다.
IBK기업은행은 이달 초 IBK창공 혁신창업기업 74개사를 선발하고 올 6월까지 창업육성 프로그램 지원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선발 기업에 대해 맞춤형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1:1 전담 멘토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아울러 △투·융자 금융지원 △협업·판로개척 지원 △산·학·연 기술매칭 프로그램 제공 등을 전개할 예정이다.
기업은행은 이외에도 벤처투자기관 16곳과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업은행은 앞으로 벤처투자기관이 추천한 기업에 IBK벤처대출을 지원키로 했다.
IBK벤처대출은 기업은행이 지난해 12월 미국 실리콘밸리식 벤처대출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한 사례로 유망 스타트업에게 후속투자 유치까지 자금을 지원해주는 '브릿지론' 형태다. 기업은행은 이 대출을 올해 1000억원 규모로 지원할 방침이며, 자금이 소진되면 규모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금융사들이 스타트업 육성에 오랜시간 공을 들이는 이유는 사회적인 책임을 수행하고 또 비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내에선 금융과 관련된 사업이 과도한 경쟁, 금융당국 규제 등으로 성장에 한계가 있다고 여겨지고 있다"라며 "이에 신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스타트업과의 동행은 향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