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아직은 어색하고 불안해요'…실내 마스크 해제에도 착용 여전
쇼핑몰·대형마트 등 대부분 마스크 착용 모호한 마스크 해제 기준에 일부 혼란도
[데일리한국 천소진 기자] “아직은 좀 불안하죠. 실외보다 감염 위험도 높고, 제가 코로나19 걸릴 수도 있는 거지만 또 저 때문에 다른 분들이 피해를 볼 수도 있는 거잖아요. 그냥 서로 배려하는 차원에서 마스크 쓰는 게 낫다고 생각합니다.”
실내 마스크 의무 해제 첫 날인 30일, 서울 중랑구의 한 쇼핑몰. 고객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쓴 모습이 대부분이었다.
근처의 한 대형마트 역시 마찬가지로 코를 풀거나 얼굴에 묻은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일시적으로 벗은 것을 제외하면 거의 마스크를 착용한 이들이 많았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의무에서 권고로 전환된 1단계 조정이 이뤄졌다.
이에 따라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고는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지며, 대형마트, 백화점, 쇼핑몰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그러나 음식점, 카페 등 음식물을 섭취하는 일부 장소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실내에서 마스크를 여전히 착용했다. 시행 첫 날이기도 하고, 아직 코로나19 확진자가 수만 명씩 나오는 만큼 대부분 마스크를 벗기 조심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
고객들은 옷이나 소품들을 둘러보는 동안 오히려 코 부분을 꾹 누르며 마스크를 단단히 고쳐 쓰기도 했다. 불특정 다수가 모이는 공간인 만큼 불안감이 큰 탓이다.
대형마트도 비슷한 분위기였다. 평일 오전이라 상대적으로 사람이 많이 몰리지 않은 시간대임에도 자유롭게 마스크를 벗고 다니는 고객 모습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쇼핑몰 및 대형마트 직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손님이 없는 매장에서도 마스크를 꿋꿋이 쓰며 개인 방역에 신경을 쓰는 모습을 보였다.
쇼핑몰 내 한 의류 매장 직원 A씨는 “마스크를 벗는 게 어색하기도 하고, 이 동네에서만 아직 일평균 252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어서 불안한 마음이 크다”며 “정말 답답하면 한 번씩 벗겠지만, 웬만하면 계속 쓸 생각”이라고 밝혔다.
다만 음식점이나 카페 등은 비교적 전과 달라진 모습이 조금씩 보였다. 주문을 할 때라든지 식사 후 자리를 뜰 때, 화장실을 갈 때 마스크를 벗고 편하게 움직이기도 했다.
그럼에도 음식물 섭취 전 마스크를 계속 착용하거나 옆 테이블과 한 자리씩 띄어 앉는 등 개인 방역에 집중하는 모습은 계속 보였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음식을 먹는 곳이라 마스크를 벗어야 하는 만큼 기존에 마스크를 썼다 벗었다 하던 분들이 편함을 느끼시는 것 같다”면서도 “코로나19가 완전히 끝난 게 아니기 때문에 예의주시하며 방역을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됐더라도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거나 의심증상이 있는 사람과 접촉 △코로나19 고위험군이거나 고위험군과 접촉 △최근 코로나19 확진자와 접촉 △환기가 어려운 3밀(밀폐·밀집·밀접) 실내 환경 △다수가 밀집한 상황에서 비말 생성 행위 등에는 마스크 착용이 적극 권고된다.
이와 관련해 시민들은 헷갈린다는 반응이 많다.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일부 시설’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모르겠다며 차라리 그냥 마스크를 계속 쓰는 게 마음이 편하다는 입장이다.
쇼핑몰에서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지만,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내 약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지침 등 여전히 혼선이 많은 가운데, 방역당국은 혼선 방지를 위해 마스크 착용 의무 시설에는 관련 지침을 게시하도록 안내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