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주총 키워드:② 새 회장의 시대] 진옥동·임종룡·빈대인 취임…과제는 '비은행 키우기'
신한·우리·BNK, 각 내정자 사내이사 선임 안건…본격 업무 돌입 은행 고성장 vs 증권·자산운용 부진…인플레이션에 고금리 여파 벤처캐피탈, 자회사 편입…카드·보험·캐피탈 등 신임 대표 '주목'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올해 금융지주 주주총회에서 눈여겨봐야 할 곳은 새 회장들의 등장이다.
조용병(신한금융), 손태승(우리금융) 회장의 임기가 주주총회 전후 마무리되고, 김지완(BNK금융) 전 회장이 조기사임하면서 진옥동, 임종룡, 빈대인 내정자가 각각 취임을 앞두고 있다. 업계에선 이들의 '비은행 키우기'에 주목하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 우리금융은 각각 오는 23일, 24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BNK금융은 두 곳보다 일주일 앞선 17일에 총회를 연다. 세 지주 이사회는 이번 주총에서 각각 진옥동, 임종룡, 빈대인 후보를 사내이사로 선임한다.
각 후보자들은 이사회 승인 이후 회장 취임과 함께 본격적인 업무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들의 최우선 과제는 '수익구조의 다각화'로 보인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몸집을 키워 은행과 균형을 이루는 것으로 업계 내 공통숙제기도 하다.
그러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최근 코로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플레이션이 이어지고 있고, 각국이 금리인상으로 고물가에 대응하면서 투자심리 자체가 위축된 상태라서다.
그 결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1579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4000억원이 넘는 사옥매각익이 전체 실적 감소를 방어할 수 밖에 없었다. 또 신한자산운용, 신한리츠운용, 신한자산신탁, 신한벤처투자 등 투자계열사도 순익이 쪼그라들었다. 우리금융도 우리자산운용, 우리PE자산운용 실적이 줄었다.
은행 계열사가 고금리에 영향을 받아 호황기를 누린 것과 대조적이다. 신한은행은 순이익이 22.1%, 우리은행이 22.9% 성장했다.
BNK금융에서는 부산·경남은행의 순익이 16% 늘어난 반면, BNK투자증권 순익은 절반(50.6%)으로 감소했으며 저축은행, 자산운용도 적자를 냈다. 이에 따라 전체 순익은 2.4% 성장에 그쳤다. 비은행의 부진이 은행의 호실적을 깎아버린 꼴이다.
비은행 계열사 성장에 속도를 내야 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은행의 호황이 계속될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어서다.
3.50%까지 오르던 기준금리는 이번 달 일단 인상을 멈췄고, 정부·금융당국의 대출금리 인하 압박도 거세지고 있다. 이에 이자이익을 견인했던 예대마진이 위축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또 고금리로 인해 연체율은 늘고, 대출은 줄어드는 모습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작년 4분기 가계대출은 1749조3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7조5000억원 줄었다. 3분기(3000억원 감소)에 이은 2분기 연속 감소세다. 은행 간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정부·금융당국의 기조도 부담이다.
세 금융사 중 '포트폴리오 다각화'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는 곳은 우리금융이다. 우리금융은 다른 회사보다 은행의 기여도가 높은 곳이다. 지난해엔 비중이 92.1%로 1년 만에 0.3%포인트 증가하면서 그 비중은 더욱 커졌다. 만약 은행이 실적에 타격을 입으면, 그룹 전체에 미치는 영향은 다른 곳보다 크다는 의미다.
우리금융은 지난 2021년 완전민영화 이후 우리금융 F&I를 공식 출범시켰고 얼마전에는 다올인베스트먼트의 지분 52%를 인수해 15번째 자회사로 편입하는 등 비은행계열사 몸집 불리기를 이어가고 있다. 업계에선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매번 돌기도 했다.
최근엔 주총을 앞두고 지성배 IMM인베스트먼트 대표, 윤수영 전 키움자산운용 대표를 신임 사외이사로 추천했다. 사모펀드(IMM인베스트먼트), 자산운용(키움자산운용)에 경험 많은 인물과 함께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힘을 쏟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태승 회장에서 시작된 '비은행 다각화' 시도가 임종룡 내정자에서 마무리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신한금융, BNK금융은 선임·내정된 비은행 계열사 대표들이 진옥동, 빈대인 내정자와 함께 주목을 받고 있다. 신한금융은 지난해 말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 이영종 신한라이프 사장을 신규선임했다. 업계에 정통한 인물을 새로 발탁해 비은행 조직·이익의 안정화를 동시에 도모하겠다는 진 내정자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BNK금융의 비은행 계열사 BNK캐피탈 대표에는 김성주 BNK신용정보 대표가 확정됐다. 김성주 내정자는 부산은행을 거쳐 BNK금융지주 전무·부사장, BNK신용정보 대표를 역임했다.
특히 빈대인 BNK금융 회장 내정자가 2017년부터 4년여간 부산은행장을 지낼 당시 김성주 내정자도 IB사업본부장, 여신영업·IB사업본부 상무 등을 지내며 인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