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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사무총장 “성평등 300년 걸릴 것...전문분야 차별 개선되지 않아”

“수십년간 이룬 진전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어”

2023-03-07     박재찬 기자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제공=연합뉴스

[데일리한국 박재찬 기자]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위협받고 침해되고 있다”고 말했다.

6일(현지시간) 여성의 권리 신장이 점점 후퇴해 성평등이 실현되려면 300년은 걸릴 것이라고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경고했다고 연합뉴스가 AFP통신을 인용해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이날 세계 여성의 날(8일)을 이틀 앞두고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 여성지위위원회가 주도하는 2주 일정의 토론을 개시하며 이렇게 밝혔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성평등이 점점 멀어지고 있어 유엔은 지금과 같은 상태라면 그 실현 시점을 300년 뒤로 보고 있다”며 “세계 곳곳에서 여성의 권리가 유린당하고 위협을 받고 침해되고 있다”면서 임산부 사망, 학교에서 쫓겨나는 소녀, 직장에 갈 수 없는 양육자, 조혼 강요 등의 사례를 나열했다.

이어 “수십 년 동안 이룩한 진전이 우리 눈앞에서 사라지고 있다”고 강조하며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정파 탈레반이 집권한 아프가니스탄에서 여성이 공적인 생활영역에서 사라졌다”고 개탄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그 외 다른 나라를 거명하지는 않았지만, “많은 경우 여성들의 성적 권리, 재생산권이 축소되고 있고, 일부 나라에서 학교에 다니는 여학생들이 납치와 폭행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지적했다.

일상뿐만 아니라 학계와 같은 더 전문적인 분야에서조차 여성에 대한 차별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진단도 나왔다.

그는 “수 세기에 걸친 가부장적 인습, 차별, 해로운 관습이 과학과 기술 영역에서 거대한 성차별을 낳았다”며 여성 노벨상 수상자가 전체의 3%에 지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성차별 없는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고 숙려기술을 향상시키며 디지털 성차별을 해소할 투자를 늘리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달라고 각국 정부, 시민사회, 기업에 촉구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마지막으로 “가부장제가 반격하고 있지만 우리도 마찬가지로 반격하고 있다”며 “유엔은 세계 모든 곳에 있는 여성과 소녀들과 연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