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밍 딱 좋은데 증권사 매물 찾기 힘드네...'우리금융 회장 임종룡'의 고민
24일 임종룡 체제 출범...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 속도 증권사 매수 적기, 내부 장악력 측면에서도 긍정적 이상향에 유안타 적합...삼성·SK·이베스트증권도 거론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이기정 기자] 우리금융이 임종룡 회장 내정자의 취임과 함께 주요 과제로 꼽히는 증권사 인수에 속도를 낼 지 업계 관심이 커지고 있다. 한편에서는 우리금융이 입맛에 맞는 매물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 또한 제기된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임종룡호는 오는 24일 우리금융지주의 정기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출범한다. 주총에 앞서 우리금융은 내부 조직 개편에 나서는 한편, 지난달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는 등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강화하는 배경은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이 다소 취약하기 때문이다. 현재 우리금융의 자회사는 다올인베스트먼트를 더해 총 15곳으로, 지난해 당기순이익 기준 비은행 계열사들의 비중은 약 16% 정도에 불과하다. 반면, 다른 금융지주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19~40%에 달한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은 증권사 인수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에는 그룹 시너지를 고려해 균형잡인 수익구조와 리테일 기반의 증권사를 원한다는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시장 상황도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할 적기로 평가된다. 지난 2021년 실적 잔치를 벌였던 증권사들이 지난해부터 금리 인상 등 영향에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올해에도 증권 업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면서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보다 저렴하고 합리적인 가격에 증권사를 인수할 수 있는 타이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임 내정자 입장에서도 증권사 인수는 빠르게 경영 성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이다. 회장으로 내정되기까지 잡음이 적지 않았던 만큼, 증권사 인수가 취임 후 조직 장악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우리금융이 눈독을 들일 만한 증권사로 거론되는 곳은 △삼성증권 △유안타증권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다. 특히, 우리금융이 제시한 조건을 토대로 보면 유안타증권이 가장 적합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유안타증권은 지난해 기준 58곳의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삼성증권 29곳, SK증권 25곳, 이베스트투자증권 2곳보다 두배 이상 많은 수치다. 우리금융 입장에서는 리테일에 강점이 뚜렷한 유안타증권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문제는 유안타그룹 측에서 매각 의지가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안타증권은 우리금융에 매각설이 돌자 공시를 통해 "매각을 추진한 바 없다"고 명확한 입장 표명을 했다.
삼성증권 역시 우리금융에서 인수에 성공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게 업계 시각이다.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와 경쟁하기 위해 대형 증권사를 바랄 수 있지만, 삼성 측에서 매각에 나설리 없다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의사와는 별개로 유안타그룹 측에서 매각 의사가 전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삼성증권도 주기적으로 매각설이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매각에 나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SK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우리금융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증권사로 거론된다. 실제 두 증권사의 대주주가 사모펀드이기 때문에 가격만 맞는다면 우리금융에 매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이들 증권사는 상대적으로 리테일보다는 IB 쪽에 강점이 있어 우리금융 입장에서 크게 매력적이지 않다. 이에 일각에서는 우리금융이 원하는 증권사를 찾지 못할 경우 이들 증권사를 인수한 후 우리종합금융과 합병해 덩치를 키우는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되기도 한다.
이에 관련 SK증권은 우리금융과는 무관하다며 선을 그었다. SK증권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와 관련해 당사는 전혀 해당사항이 없다"고 말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M&A는 주주간의 영역이기 때문에 확인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우리금융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입장이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시너지 창출 관점에서 리테일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가 좋기는 하겠지만 IB 등 다른 부문의 중요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라며 "출자 가능한 여력 범위 내에서 인수할 수 있는 증권사를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는 상황이다"라고 말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금융의 증권사 인수 전략이 슬슬 구체화되는 단계이기 때문에 변수가 많이 남아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오히려 우리금융이 과감한 베팅을 통해 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했던 증권사를 인수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