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협상권' 롯데카드 인수 포기하고 증권사에 집중
두 증권사 모두 매력적 분석 속 "구체적 결정된것 없다"
[데일리한국 김병탁 기자] 손태승 회장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우리금융이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이에 따라 SK증권·이베스트투자증권 등 중소형 증권사들이 계속해서 하마평에 오르고 있는 가운데 어디를 인수해야 더 큰 이득이 될지 한창 저울질이라는 분석이다.
21일 IB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최근 롯데카드 지분(59.38%)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9년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인수 당시 우리은행은 FI(재무적 투자자)로 참여했으며, 이로 인해 우선협상권을 보유한 상태였다.
당시 우리금융이 향후 롯데카드를 인수해 카드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는 추측이 있었으나, 이번 예비입찰을 포기함으로써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더 열을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은 과거 대형증권사인 우리투자증권(현 NH투자증권)을 보유했으나, 지난 2013년 정부로부터 독립하는 과정에서 NH농협금융그룹에 매각했다. 우리금융이 증권사와 멀어진 사이 증권사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예컨대 4대 금융지주(KB·신한·우리·하나) 중 유일하게 우리금융만 대형증권사를 소유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우리금융이 다른 금융지주사와 어느 정도 키 높이를 맞추기 위해서라도, 증권사 인수는 필수적이다.
업계에서는 우리금융이 M&A 자금으로 활용할 수 있는 자금은 7조~8조원 정도일 것으로 추측한다. 증권사 외에도 보험사 등의 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는 만큼 대형사보다는 중소형 증권사를 인수해 몸집을 키워나갈 것이라고 본다.
현재 우리금융은 우리종합금융을 계열사로 두고 있다. 우리종금은 부동산 PF와 기업금융 업무에 특화돼 있다. 반면 리테일 부문과 WM부문은 취약해 이를 보완할 수 있는 중소형 증권사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이 증권사 인수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임에 따라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등이 여러 차례 하마평에 올랐다.
SK증권의 경우 사모펀드인 J&W파트너스가 지난 2018년 인수했다. 인수 이후 2019년 312억원, 2020년 123억원, 2021년 41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고 있는 알짜 회사다.
또한 SK그룹과의 긴밀한 관계도 차즘 정리돼 가고 있다. 인수 당시 SK그룹과 2023년까지 기존 브랜드 사용권을 쓰기로 계약했으며, 이후 연장을 할지는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다. 여기에 SK그룹의 연관된 회사채 인수 비중도 줄고 있다. 올 상반기 기준 SK증권이 인수한 SK그룹 회사채는 총 1조2500억원 규모다. 이는 SK증권 전체 회사채 인수액(3조8650억원)의 32% 수준으로, 지난 2020년(38%)과 2021년(41%)과 비교해 상당히 줄었다.
최근 WM부문 강화에 나선 점도 강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현재 트리니티, PTR, 조인에셋, 씨엘 등 자산운용사 4곳을 지분투자·인수한 데 이어 독자적인 금융상품도 내놓은 상황이다.
이베스트투자증권도 지난 2008년 G&A 사모투자전문회사가 경영권을 인수한 이후부터 꾸준히 매각설이 나오고 있다. 현재 이베스트투자증권 대표인 김원규 사장은 과거 우리투자증권 대표로 있었으며 매각에도 관계한 인물이다. 김 사장은 매각 전·후 단계에서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인수사와 조직 문화 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이 이베스트투자증권을 인수하게 된다면, 구조조정 전문가로서 김 사장이 또다시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 사장이 친기업적인 성향을 가진 만큼 합병 이후 여러 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성격이 다른 두 조직을 빠르게 융화해 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에 대해 두 증권사 모두 매각은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우리금융 역시 “ 현재 증권사 인수를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맞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상황은 아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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