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빈 손만 남은 ‘조공 외교’…대통령 자격 물을 것”
민주당·정의당, "한일정상회담 '5대 0' 완패" 한목소리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한일 정상회담에 대해 야권이 “다 바치고 빈 손만 남은 조공 외교였다”고 평가했다.
야권은 17일 이번 한일정상회담과 관련해 “우리 외교사에서 가장 부끄럽고 참담한 순간”, “한일전 축구에 비유하면 ‘5대 0 완패’”라며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일정상회담을 “양국 새 미래의 발판”이라고 추켜세웠다.
야당은 강제동원 배상 문제 등 과거사에 대한 일본의 직접적 사과와 사실 인정이 한일 정상회담에서 없었던 점을 문제 삼았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문제에 대한 일본의 사과나 반성이 전무했고, 우리 정부가 공언한 일본의 대응 조치는 언급조차 없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가 일제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를 ‘옛 한반도 출신 노동자’로 표현한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정청래 민주당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에서 “아베 총리의 ‘강제동원은 없었다’는 극우적 시각을 기시다 총리가 반복한 것”이라며 “대단히 모욕적이다. 멀뚱멀뚱 그 현장을 지켜보는 윤 대통령이 참으로 야속하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이 일제 강제동원 피해 배상을 위한 구상권 청구는 없을 것이라고 일축한 것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같은 자리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일본 총리와 일본 기자들 앞에서 (구상권 청구를 하지 않겠다고) 당당하게 답함으로써 이번 방일은 ‘최악의 굴종 외교’로 분명하게 판가름 났다”고 지적했다.
야당은 일본의 수출규제 해제도 완전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박 원내대표는 “이제는 수입선 다변화로, 국산화로 우리 산업계에서조차 영향이 적다고 평가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규제 해제를 성과라며 내놨다”고 꼬집었다.
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 한일정상회담에서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배출 철회도 없었다”며 “일언반구 없었다는 것은 일본정부의 배출방침을 묵인한다는 것으로 밖에 이해되지 않았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에 이번 한일 정상회담을 한일전 축구에 비유하면 ‘5대 0 완패’라고 평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 최고위원은 “대법원 판결을 무시하며 배상금을 국내기업 헌납으로 (채우는) 자살골을 넣고, 구상권 원천봉쇄로 두 번째 자살골 넣고, 일본에 가서 일장기에 손 얹고 경례하며 국민들을 불쾌하게 만들어서 또 자살골 넣고, 그 비싼 오므라이스를 먹으며 자존심에 상처를 주고, 지소미아 복원 그리고 화이트리스트는 해결하지 못(했다)”라며 윤 대통령의 대일외교를 ‘빈손 외교’, ‘맹탕 외교’, ‘자살골 외교’라고 질타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묻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정미 대표는 “이쯤되면 윤석열 대통령의 역사인식 자체에 의문을 품게 된다. 일제 식민지 지배 그 자체가 합법적이었다고 믿고 있는 것인지 묻고 싶다”며 “국민들은 이제 윤석열 대통령에게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의 ’자격’을 묻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한일관계의 정상화는 복합위기에 놓인 우리 경제에 새로운 기회와 활력을 줄 것”고 평가했다.
이날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한일 정상회담을 ‘굴욕 외교’라고 비판한 민주당을 향해 “반일감정을 더욱더 선동하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며 “나라의 미래는 안중에 없고 오로지 정치적 계산만 하는 민주당에 대해 국민이 엄중한 심판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