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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지부진' 주가에…4대 은행주 동학개미 6만명 떠났다

KRX 은행지수 1년 새 18.5% 하락…신한·KB·우리·하나 모두 '부진' 연체율·건전성·규제 탓…신한 4만명, 하나 2만명, KB 3000명 감소 우리금융만 6800명 증가 "포트폴리오 차이"…투심 냉각 지속될 듯

2023-03-20     정우교 기자
사진=각 은행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정우교 기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신한·KB·우리·하나)의 주가가 답보세를 못벗어나면서 소액주주도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기준금리 인상, 정부의 규제 리스크 등이 주가의 발목을 잡은 탓에 주주들이 주식을 내다 판 것으로 보인다. 다만, 4대 지주 중 우리금융에서 소액주주가 늘어난 배경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20일 금융지주들이 공시한 '2022년도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4곳의 소액주주는 총 58만6531명으로 집계됐다. 2019년 29만6290명에서 2020년 57만7945명으로 크게 늘었고, 2021년 64만9537명까지 증가한 후 9.7%(6만3006명) 줄어든 것이다. 

작년 지주별 소액주주는 △신한금융 4만4820명 △하나금융 2만1961명 △KB금융 3071명이 주식을 전부 매도했다. 이 기간 우리금융 소액주주는 반대로 6846명 늘어났다. 

이를 감안한 지주 4곳의 지난해 총 소액주주는 △신한 15만7193명 △KB 20만3587명 △우리 11만7761명 △하나 10만7990명으로 나타났다. 

2019년~2022년 4대 금융지주(신한, KB, 우리, 하나) 총 소액주주 변동(단위 : 명) 자료=각 금융지주 사업보고서

1년 사이 6만명이 넘는 소액주주가 은행주를 떠난 배경은 주요국의 긴축정책으로 위험자산 선호심리가 얼어붙은 탓이다. 전체 증시가 부진했기 때문에 은행주도 동반 하락했고, 곧 소액주주의 이탈로도 이어졌다는 것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지난 한 해만 18.5% 하락했다. 이를 구성하고 있는 신한금융의 주가는 5.5% 빠졌으며, KB금융도 12.3% 주저 앉았다. 또 하나금융, 우리금융도 각각 0.7%, 9.8% 떨어졌다.  

통상 기준금리 인상은 은행주에게만큼은 호재로 작용한다. 예대마진이 커지면서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를 견인한다는 분석에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작년 대출금리가 치솟으면서 오히려 개인·기업 연체율 상승, 은행 건전성 우려 등이 부각된게 은행주 하락의 이유라고 해석한다.

또한 정부·금융당국의 규제도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줄곧 은행의 호실적을 '이자장사'라고 비판해왔고, 대출금리 인하를 직간접적으로 권고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은행이 사회적인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기 시작했으며 '예대금리차 공시제도' 등 금융당국발 규제도 잇따랐다. 이러한 요인들이 주가에 악영향을 끼쳤다는 이야기다. 

금융지주 4곳의 주가가 동시에 부진했지만, 우리금융 소액주주만 늘어난 이유는 '사업 포트폴리오'가 달라서라는게 업계의 공통적 견해다. 다른 지주와 비교해 은행 비중이 크고, PF·채권 손실 위험에 노출될 수 있는 증권, 보험 계열사가 없어 금리인상기 속에서도 투자심리를 유지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2021년~2022년 4대 금융지주(신한, KB, 우리, 하나) 소액주주 수 변동(단위 : 명) 자료=각 금융지주 사업보고서

실제 우리은행의 순익 기여도는 지난해 약 92%로 4대 은행 중 가장 높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3.50%까지 인상하는 동안 각 은행들은 이자이익을 기반으로 호실적 행진을 이어나갔다. 

우리은행도 전년 대비 21.7% 증가한 2조9034억원의 연간 순이익을 거뒀다. 큰 비중에 연말 배당 기대감, 주주 환원책이 더해지면서 생긴 긍정적인 전망이 주주의 이탈을 방어했다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연말 일부 증권사는 우리금융의 목표주가를 상향하기도 했다. 

업계에선 은행주의 투자심리가 앞으로도 저조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 "은행은 공공재 성격이 있다"라고 발언했고,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의 영업 방식을 '약탈적'이라고 표현하는 등 정부, 금융당국의 압박수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더욱이 1월말 국내은행의 연체율도 전년에 비해 0.08%포인트 상승한 0.31%로 나왔다. 은행 건전성 이슈가 재부각될수도 있는 대목이다. 또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 여파, 크레디트스위스(CS) 건전성 우려도 투심을 얼어붙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에 대해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은행의 경우 자산의 대부분이 여신으로 구성돼 있다"라며 "따라서 SVB와 같은 미실현 손실이나 CS처럼 급격한 IB손실, 혹은 법률비용 때문에 악화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박 연구원은 "실질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은 적지만 전반적인 투자심리 위축에 따른 주가 변동성은 확대될 수 밖에 없다"며 "당분간 보수적 관점을 견지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