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홍준표 내치고 전광훈엔 경고장…'설전 도 넘었다'
홍준표 "엉뚱한 데 화풀이…잘못돼 가는 당 지켜보고 있겠나" 비윤계 중심 비판 잇따라..."金, 민심서 멀어지는 길 택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국민의힘은 13일 홍준표 대구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했다. 동시에 '강성 보수 성향'의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를 향해서도 "궤변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지 말라"며 경고를 보냈다. 당의 명운을 가를 수 있는 총선이 1년 앞으로 다가온 만큼, 전 목사를 둘러싼 '잡음'이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김기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최근 우리 당 지도부를 두고 당 안팎에서 벌이는 일부 인사들의 과도한 설전이 도를 넘고 있다"면서 홍 시장과 전 목사를 동시에 겨냥했다.
또한 "우리 당 정치인이 어떤 특정 목회자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는 건 궤변"이라면서 "이런 터무니없는 언행으로 국민 정서를 자극하는 일은 없도록 해달라"고 밝혔다.
앞서 홍 시장은 최근 김재원 최고위원이 전 목사와 같은 자리에서 '5.18정신 헌법전문 수록 반대' '우파 천하통일' 등의 발언을 한 데 대해 강도 높게 비판했다. 또한 지난 10일 전 목사가 기자회견에서 "정치인은 반드시 종교인의 감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자 김 대표의 미흡한 대처를 지적하기도 했다.
김 대표가 홍 시장을 당 상임고문에서 해촉하고 공개적인 자리에서 전 목사에게 경고를 보낸 것은 전날 국민의힘 4선 이상 중진의원들과 함께한 연석회의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 회의에서 전 목사의 행보에 비판이 제기되자 김 대표가 한층 강경한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 “상임고문은 현직 정치인으로 활동하거나 현직 지자체장으로 활동한 사람은 없는 게 관례였다”며 “그에 맞춰 정상화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같은 결정이 내려지자 홍 시장은 즉각 반발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엉뚱한 데 화풀이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잘못돼 가는 당을 방치하고 가만히 보고만 있겠느냐"면서 "이참에 욕설 목사를 상임고문으로 위촉하라"고 꼬집었다.
'비윤'(비 윤석열 대통령)계를 중심으로 비판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이준석 전 대표는 SNS를 통해 "상임고문 면직이라는 건 처음 들어본다"며 "당내 구성원이 조금이라도 다른 의견이 있으면 윤리위로 몽둥이 찜질하는 것을 넘어 이제 면직까지 한다"고 지적했다.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이준석, 나경원, 유승민, 안철수에 이어 이제는 홍준표 지지자까지 밀어냈다"며 "김기현 대표가 민심에서 멀어지는 길을 택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대선, 지선에서 우리를 선택한 유권자와 연대를 복원하기 위해 진짜 연포탕 행보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면서 "그런데 (김기현 대표는) 쓴소리 하는 사람은 다 쳐내고 아부하는 사람들과만 연대하겠다는 것이냐. 연포탕(연대 포용 탕평)이 아니라 연대포기탕이냐"고 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