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100년 전 역사로 日에 사과 강요할 순 없어'
WP 인터뷰…"日과 협력 미루기엔 韓 안보 굉장히 시급"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관계 개선 의지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3·1절 기념사 등을 통해 일본을 '협력 파트너'로 규정하는 등 소통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24일 보도된 WP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일본과의 협력을 미루기에는 한국의 안보 상황이 굉장히 시급하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유럽은 지난 100년 동안 여러 차례 전쟁을 겪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위해 협력할 방법을 찾았다"며 "100년 전에 일어난 일 때문에 (일본과의 협력이) 절대적으로 불가능하다거나 일본이 무릎을 꿇고 용서를 구해야 한다는 생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밝혔다.
그동안 윤 대통령은 한일 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밝혀왔다. 지난달에는 한일 양국의 최대 현안이었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제3자 변제'안을 발표했다. 이는 일본 피고 기업(일본제철·미쓰비시중공업)이 아닌 국내 재단이 피해자들에게 배상금을 지급하는 방식이다.
WP는 윤 대통령이 이같은 안을 제시한 것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한국인의 60%가 반대했던 문제였음에도 정치 자본을 쏟아 12년 만에 처음으로 한일정상회담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그동안 경색돼 왔던 한일 관계에 대해 "결단이 필요한 문제"라면서 "설득에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견해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는 불법 침공을 당한 상태이고 다양한 범위의 지원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면서 "어떻게, 무엇을 지원하느냐 하는 문제에 있어선 우리나라와 전쟁 당사국 간 다양한 직·간접적인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공개된 로이터 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원 가능성을 열어둔 바 있다. 그는 당시 "민간인에 대한 대규모 공격이나 국제사회에서 묵과할 수 없는 대량 학살, 전쟁법을 중대하게 위반하는 사안이 발생할 때는 인도 지원이나 재정 지원에 머물러 이것만을 고집하기 어려울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윤 대통령은 한미동맹을 "가치에 기반을 둔 역사상 가장 성공한 동맹"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또한 이날부터 5박7일 동안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선 "한미동맹의 역사적 의의와 성과를 양국 국민이 제대로 인식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