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 집무실에서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제공

[데일리한국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이 24일부터 5박7일 일정으로 국빈 방미길에 오른다. 한국 대통령으로선 12년 만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그간의 한미동맹 성과를 평가하고 확장억제, 경제 안보 협력 강화 등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도약시키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순방 둘째 날인 25일(이하 현지시간)부터 경제 외교 일정 등을 소화한다. 윤 대통령은 우선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투자 신고식과 한미 비스니스 라운드 테이블, 한미 첨단산업 포럼을 통해 현지 진출과 투자 유치 방안을 논의한다. 

같은날 윤 대통령은 미 항공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센터를 찾아 한국계 전문가들과 만나고 우주 경제 선점을 위한 양국 간 협력도 강조할 계획이다. 당일 저녁에는 윤 대통령 부부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부부간 친교 시간도 마련됐다. 이들 부부는 한국전쟁기념비를 방문해 동맹의 의미를 되새길 예정이다.

한미정상회담은 26일 진행된다. 백악관 앞마당인 '사우스론'에서 열리는 공식 환영 행사에 이어 밀도 있는 회담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핵심 의제는 대북 확장억제 강화, 경제 안보 협력, 미래세대 교류 지원, 글로벌 이슈 공조 등으로 예상된다.

윤 대통령이 지난주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조건부 가능성을 시사했던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이 거론될지 주목된다. 회담 결과는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된다.

회담 당일 저녁에는 바이든 대통령 부부가 준비한 국빈 만찬이 열린다. 이 자리에는 윤 대통령 부부를 비롯해 한미 정·재계 주요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다. 이번 방미 일정에는 삼성과 SK, 현대자동차, LG 등 주요 그룹 총수를 포함해 120여 명의 경제 사절단이 동행한다. 

윤 대통령은 27일에는 미 상·하원 합동 의회 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30여분 동안 영어로 연설하며 한미동맹 7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당면한 도전 과제를 진단하며 미래 동맹의 청사진을 제시할 계획이다.

의회 연설을 마친 뒤에는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부부와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이 주재하는 국빈 오찬에 참석한다. 이어 미국 수뇌부로부터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브리핑받을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같은날 글로벌 영상 콘텐 리더십 포럼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는 'K콘텐츠' 산업에 대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의 투자 협력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윤 대통령은 이후 보스턴으로 이동해 28일 매사추세츠 공대(MIT)에서 디지털·바이오 분야의 석학들과 대담하고, 한미 클러스터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도 참석한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는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정책 연설에도 나선다. 저명한 국제정치학자인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와 토론도 예정돼 있다.

윤 대통령은 보스턴 일정을 끝으로 29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국시간으로는 30일 귀국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이차전지 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국가전략 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이뤄진 윤 대통령의 국빈 방미에 정부와 여당은 방미 성과에 대한 기대를 보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구설수나 외교 참사를 보고 싶지 않다며 우려를 드러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윤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과 관련해 “한미 양국이 그간 합심해 이룩한 성과를 확인하고, 함께 발전하는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높아진 위상과 국력에 맞춰 한미 동맹관계를 군사와 경제, 미래 첨단 분야와 경제안보까지 아우르는 글로벌 포괄적 전략 동맹으로 확대하는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날 오전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지난 12월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 이은 미 바이든 정부의 두 번째 국빈이며 한국 대통령으론 2017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의 국빈 방문”이라면서 "70년간 축적된 한미 동맹 성과를 축하하고 미래 동맹의 청사진과 발전 방향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자리”라고 말했다.

이어 김 대표는 “날로 높아지는 북핵 위협과 공급망 위기에 맞서 양 동맹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눈치를 보며 미국과 중국 사이를 오락가락했던 문재인 정부의 한미 동맹과는 차원이 다른 신뢰로 한미 동맹을 다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한쪽에 기대고 다른 쪽과 적대하면 경제는 폭망, 안보는 위기란 최악 상황으로 갈 위험이 크다"면서 "경쟁하는 강대국에 둘러싸인 나라 외교는 철저하게 국익 중심 실용 외교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공동체 운명을 책임지는 길라잡이라면 멋있지만, 위험한 길이 아니라 안전한 풍요의 길로 안내해야 한다"며 "멋있어 보이는 강대국 가치 외교는 국익을 훼손하며 가치를 추구하는 게 아니다. 가치의 강제를 통해 국익 추구가 가능하기 때문임을 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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