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돈봉투 의혹’ 윤관석‧이성만 탈당에도…민주당 '리스크' 여전

내부서 '자정' 목소리 커져…민주당에 추가 타격 가능성도

2023-05-04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지난 3일 오전 국회에서 탈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최나영 기자] 2021년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돈 봉투(불법 정치자금)’ 의혹의 피의자인 윤관석‧이성만 의원이 탈당하면서 민주당 지도부은 일단 한숨 돌리게 됐다. 하지만 민주당을 향한 돈 봉투 의혹 관련 비판 목소리는 당 안팎에서 여전히 이어지고 있다. 해당 의혹이 민주당에 추가 타격을 줄 가능성도 남아있다.  

윤‧이 의원은 지난 3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비공개 최고위원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탈당하기로 결단했다”고 밝혔다. 탈당 사유로 “선당후사” 등을 언급했다. 자진 탈당 형식을 취했지만, 당 안팎의 압박에 결국 탈당을 결심한 것으로 해석된다. 두 의원은 전당대회 당시 강래구 전 한국수자원공사 상임감사가 이정근 전 당 사무부총장을 통해 전달한 불법 자금 9000여만원을 당내에 뿌렸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송영길 민주당 전 대표에 이어 윤‧이 의원까지 탈당하면서 민주당 지도부는 한시름 놓게 됐다. 특히 ‘사법리스크’ 탓에 두 의원의 거취 결정에 부담을 느꼈을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정치적 부담감이 덜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의혹 연루자들을 징계하면 ‘내로남불’ 비판에 직면하는 상황에 처해 있었다.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구 갑 당협위원장은 4일 YTN ‘뉴스타이트’에 출연해 “두 사람의 탈당을 가장 좋아할 사람은 이 대표라고 생각한다”며 “이 두 사람의 탈당에 어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감은 상당히 많이 가벼워졌다”고 풀이했다.

 

◇ “꼬리 자르기” “나들이성 임시 탈당”…여권서 비판 이어져

하지만 돈 봉투 의혹 관련 민주당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권에서는 이들의 탈당이 “소나기를 피하기 위해 꼬리를 잘랐다가 금방 복당하는 대국민 사기극”(박수영 여의도 연구원장)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지난해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 입법을 위해 민주당을 탈당했지만 최근 복당한 민형배 의원 사례처럼 이들의 탈당이 ‘임시 탈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실제 송 전 대표는 지난달 25일 탈당하면서 ‘복당’ 의사를 내비쳤다. 그는 “당에 부담을 주지 않고 전당대회 관련 논란을 해결하고 복당하겠다는 마음을 담아 탈당계를 제출한다”고 했다.

이에 김병민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지난 3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민주당의 탈당은 약간 나들이 정도의 성격이 되어버린 것 같다”고 꼬집었다. 김재섭 당협위원장도 4일 “민주당 내 복당, 탈당이라는 게 너무 우습고 가벼워져버렸다”며 “그래서 이 두 사람의 탈당에 어떤 큰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탈당한 이들이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것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윤 의원은 지난 3일 의원총회 신상발언에서 탈당 의사를 밝히며 검찰의 수사를 “야당 탄압, 기획 수사”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도 같은 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이번 (돈 봉투) 사태가 발생한 원인 중 하나는 결국 검찰의 정치 공세도 한 부분이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나가려면 뭐가 잘못됐는지를 갖고 나가야 되는 것 아닌가”라며 “그런데 문제가 있는 돈 봉투 혐의들에 대해서는 다 부인했다. 그리고 오히려 검찰 탓을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송 전 대표에 대해서도 “검찰에 가서 ‘나를 구속하라’ 그러는데 뭘 잘못했는지를 얘기해야 하는데 그런 얘기를 하지 않는다”며 “책임은 지겠다니까 잠깐 나들이성 성격으로 탈당 조치, 자진 탈당으로 슬그머니 끝내려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24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탈당한 이들을 옹호하는 듯한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발언도 도마에 올랐다. 송 전 대표가 탈당 의사를 밝힌 이후 민주당 일부 인사들은 송 전 대표를 “물욕이 없는 사람”, “역시 큰 그릇”이라고 두둔했다. 김병민 최고위원은 이에 대해 “문제가 있어서 나가는 건데 그런 사람에게 큰 그릇 등을 얘기하는 것이 민주당”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돈 봉투 의혹이 민주당에 타격을 입힐 가능성도 여전히 남아있다.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또 다른 명단이 나오면 당은 또 이들의 처분을 검토해야 하는 상황이다. 탈당한 두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로 넘어오게 될 경우에도 민주당은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체포동의안을 가결하면 이 대표 체포동의안을 부결시켰던 것과 비교돼 모순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탈당했다고 끝나는 사건 아냐…당의 향후 조치가 중요”

민주당 내부에서는 향후 당 차원의 대응이 중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3일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민주당 의원들은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한 당 쇄신 방안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한규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같은 방송에서 “두 분이 탈당했다고 끝날 수 있는 사건이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당이 어떤 조치를 취하고 어떤 모습을 보이는지가 중요한데 여기서 우리가 그냥 수사만 어떻게 진행되는지 바라본다면 꼬리자르기라는 얘기를 들을 것”이라고 했다.

안민석 민주당 의원도 같은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이 문제는 기획수사에 방점을 찍을 것이 아니라 민주당의 도덕성 실추(에 찍어야 하고), 따라서 도덕성 회복으로 답을 찾아야 한다”며 이번 사건을 민주당이 도덕성을 회복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강조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은 4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해당 의혹에 대한 당 차원의 진상조사를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