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23일 본격 출항...조선업계 ‘한화 vs HD현대’ 라이벌 구도 형성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간판을 바꿔단다. 한화오션으로 출항을 준비 중이다. 45년 만의 오너십 교체다. 1973년 대한조선공사의 옥포조선소로 출범, 1978년 대우그룹에 인수돼 대우조선공업으로 사명을 바꾼 뒤 반세기에 가까운 세월이 흘러 ‘대우’ 간판을 내린다. 2002년 이후 21년 만의 사명 변경이기도 하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전이 오는 23일 마무리된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날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사명 변경과 경영진 임명 등의 안건을 의결한다. 지난달 27일 공정위의 조건부 승인이 떨어지며 난항을 겪던 기업결합 심사가 종료된 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해 9월 한화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발표한 지 8개월여 만이다.
또 하나의 대기업이 조선업에 뛰어들면서 업계에서는 ‘한화 vs HD현대’라는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형성될 전망이다. HD한국조선해양을 중심으로 조선업 밸류체인을 구축하려는 HD현대에 맞서 한화도 선박 엔진 전문기업인 HSD엔진 인수를 노리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축으로 선박에서 엔진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려는 것이다. HD현대는 엔진 자급화를 위해 STX중공업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산업은행 아래에서 공적자금으로 운영돼온 대우조선해양은 민간자본이 투입되면서 이익 극대화도 꾀할 수 있게 됐다. 매년 산은으로부터 경영성과를 평가받아온 대우조선해양 경영진은 글로벌 시장의 변화에 맞춰 조선업 특성을 반영한 영업전략을 구사해야 함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는데 한계가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이에 따라 대우조선해양은 한화그룹을 등에 업고 향후 삼성중공업‧HD한국조선해양 등 국내 경쟁사들뿐만 아니라 글로벌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중국 조선업계와의 수주경쟁에서도 선가를 낮춰 일감을 확보하는 등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됐다.
한화도 그룹 차원에서 대폭 지원할 모양새다. 대우조선해양 사내이사로 후보로 오른 옛 ‘대우맨’ 정인섭 전 한화에너지 대표이사는 인수 후 회사 안정화에 도움을 줄 전망이고, 기타 비상무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총수 후계자’ 김동관 한화 부회장은 결합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십이 등장하면서 대우조선해양의 고민거리가 해결될지도 관심사다. 대표적으로 노동자 처우 개선안이다.
10년 전 1만3000명에 이르렀던 대우조선해양의 임직원 수가 지난해 말 8300명으로 5000명 가량 감소한 배경 중 하나로 처우 문제가 거론된다. 실제 대우조선해양은 국내 조선 빅3로 분류되는 삼성중공업이나 HD한국조선해양보다 연봉이 평균적으로 1000만원 가량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영정상화에는 적자 극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삼성중공업은 올해 초 22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고, HD한국조선해양도 지난해 말 2분기 연속 흑자 행진을 벌인 데다 올 1분기에는 해양플랜트에서 발생한 707억원의 일회성 비용 채무를 제거해 실적 불확실성을 해소시킨 상태다. 대우조선해양만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오래 굳은 산업은행의 색깔을 지워내는 것이 한화의 일차적인 과제”라면서 “대우조선해양 강성노조와의 대면도 익숙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