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정상, 히로시마 한국인원폭피해자위령비 첫 공동참배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박준영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1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있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찾아 참배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히로시마 평화기념공원에 도착했다. 앞서 도착한 기시다 총리 부부는 윤 대통령 내외를 직접 맞이했다. 두 정상은 짧은 인사를 나눈 뒤 위령비 앞에 꽃다발을 헌화하고 고개를 숙였다. 김건희 여사와 기시다 총리의 부인인 유코 여사도 헌화와 묵념을 함께 했다.
이후 두 정상은 다시 인사를 나누고 별도의 발언 없이 참배 일정을 마무리했다. 히로시마와 그 인근에 사는 한국인 원폭 피해자 등 10명은 두 정상의 위령비 공동 참배를 지켜봤다.
이번 참배는 지난 7일 서울에서 진행된 한일정상회담 당시 기시다 총리가 제안하면서 성사됐다. 현직 일본 총리가 위령비를 참배한 것은 1999년 오부치 게이조 총리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다만 한일 정상의 공동 참배는 처음이다. 우리나라 대통령이 위령비를 찾은 것 역시 처음이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전날 히로시마에서 열린 한일 외교부 장관 회담 모두발언에서 "두 정상이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공도 참배하는 것은 양국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라면서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파트너십 구축에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두 정상이 공동 참배한 위령비는 1967년에 건립됐다. 이는 1945년 8월6일 미군이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을 앞당기기 위해 히로시마에 투하한 원폭 '리틀보이'로 희생된 한국인들을 기리기 위해 세워졌다. 한국원폭피해자협회에 따르면 리틀보이로 희생된 한국인은 3만명에 이른다. 위령비에는 2만명이 사망했다고 기록돼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9일 히로시마 한국인 원폭 피해자들과 만나 “한국 대통령의 위령비 참배가 너무 늦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저와 기시다 총리는 위령비 앞에서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타향에서 전쟁의 참화를 직접 겪은 한국인 원폭 희생자를 추모하면서 양국의 평화와 번영의 미래를 열어갈 것을 함께 다짐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