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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에너지정책 관련자’ 시비 휘말린 에경연 원장후보들...진실은?

지역언론 등 “강승진·김현제·양의석 후보자 ‘에피아’”

2023-05-30     안희민 기자
에너지경제연구원 신임 원장 후보자 3명이 문재인 정부 에너지정책 관련자였다는 시비에 휘말렸다. 사진=연합뉴스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에너지경제연구원(이하 에경연) 신임 원장 후보자들이 전임 정권 관련자라는 시비가 일면서 선임이 미뤄지고 있다. 일각에서 신임 원장 후보자 3명 모두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의 직간접 조력자들이었다는 주장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에너지업계에 따르면 국무총리실 소속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지난달 25일 임춘택 전 에경연 원장 후임으로 응모자 중 강승진 한국공학대 명예교수, 김현제 에경연 선임연구위원, 양의석 에경연 부원장 등 3명을 무순위로 추천했다.

그러나 지역언론과 비영리단체가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추천인 3명 모두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 관여자라며 원장 선임에 반대하고 나서, 추천 한 달이 넘도록 원장 선임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들의 원장 선임에 반대 포문을 처음 연 곳은 울산지역 A언론사다. 이 언론사는 울산지역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문 정부와 윤석열 정부의 에너지 정책은 극단적으로 갈리는데, 정책 수뇌부는 매번 같은 인물이 회전문 인사처럼 바뀌는 실정”이라고 보도했다. 이 언론은 “기득권을 지키려고 나선 에피아(에너지산업 마피아)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덧붙였다. 

두번째 포문을 연 주체는 부산 지역 소재 B사단법인이다. B사단법인 이사장은 “지난 정부 고위직에 있던 사람들이 에너지정책이 180도 바뀐 정부의 기관장에 다시 지원한다는 것이 학자의 양심이 있는지 묻고 싶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은희 국회의원(국민의힘)에 따르면 B사단법인은 윤 정부 출범 후 신규 지원 단체로 선정된 38개 단체 가운데 하나다.  

에경연 원장을 역임한 임춘택 GIST 교수는 '문 정부 에너지정책 관련자' 시비에 휘말린 에경연 신임 원장 후보자 3명을 옹호하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사진=페이스북 캡처

이와 관련해 직전 에경연 원장을 역임한 임춘택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는 페이스북을 통해 “치열하게 대립하는 여야 사이에서 기관의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해 종종 부원장을 원장과 정치적 성향이 다른 사람을 임명해 원장과 역할 분담한다”고 적었다. 

임 교수의 표현을 그대로 읽으면 문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을 적극 지지했던 그와 달리, 양의석 부원장은 정치적으로 반대 성향일 수 있다. 임 교수는 이어 “에경연 부원장이 어떤 정치인 주관행사에 주로 갔는지 알아보면 금방 드러날텐데 안 알아본 모양”이라고 덧붙였다. 

후보로 추천받은 이들의 정치적 성향을 예단한 것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강승진 한국공학대 명예교수의 경우 문재인 정부 시절 전기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한 것은 사실이지만, '탈원전'이 아닌 ‘친원전’ 성향이라는 것이 업계의 지배적인 시각이라는 것이다. 강 명예교수가 속한 한국자원경제학회는 에너지정책에 대해 보수적인 입장을 견지해왔다. 

에너지업계에선 이들을 ‘문 정부 에너지정책’ 관련자라고 프레임을 씌우는 것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우선 ‘허상론’이다. 문 정부도 현재 정부와 같이 원전 안전을 중시하면서 원전 수출을 추진하고 새로운 활로를 모색(데일리한국 5월 15일字, '[분석]에너지 차관의 돌연 교체, 정말 ‘탈원전’ 굴레 못벗어났나' 참조)했기 때문에 문 정부의 에너지정책 관련자라는 프레임이 적절치 않다는 시각이다. 

또다른 의견으론 ‘여권 교감론’이다. A언론사와 B사단법인의 의견이 여권 수뇌부의 목소리라는 시각이다. 여권 수뇌부는 산업부의 에너지 관련 전현직 공무원과 정책입안에 참여했던 교수들의 모임에 대해 심리적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추정에서 나오는 견해일 뿐이다. 

분명한 것은 에경연 원장의 선임이 한 달 넘게 결정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후보자들이 ‘문 정부의 에너지정책 관련자’라는 시비에 휘말려 사퇴할지, 아니면 연착륙해 어느 한 명이 원장으로 낙점될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