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래경 혁신위원장 선임…오히려 '내홍' 심화
“편중된 인사 철회해야” vs “사회적 책임 높이 살만해”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나영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당 혁신위원장에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을 임명한 것을 두고, 당 내 입장차가 커지고 있다.
민주당 대변인은 5일 이 이사장을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해 오신 부분을 높이 살만하다”고 평가했지만, 비이재명(비명)계 측에서는 “편중된 인사”라며 내정 철회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래경 과거 SNS 글 보니…“윤석열 더럽다, 퇴진시켜야”
‘자폭된 천안함 사건 조작’, ‘미 정보조직 한국 대선 개입’ 주장도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은 당의 혁신기구를 맡아서 이끌 책임자로 이 이사장님을 모시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혁신기구의 명칭‧역할 등에 대한 것은 모두 혁신기구에 전적으로 맡기고, 혁신기구가 마련한 혁신안을 존중하고 전폭적으로 수용할 것이라는 뜻도 전했다.
앞서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거액 가상자산(코인) 투자 논란으로 쇄신 요구에 맞닥뜨렸다. 이에 지난달 14일 의원총회에서 당 쇄신을 이끌 혁신기구를 만들기로 결의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의 과거 글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 이사장이 천안함 조작설, 대선 조작설 등 음모론 관련 글을 게시해 왔다는 지적이다. 이 이사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폭된 천안함 사건을 조작해 남북관계를 파탄된 미 패권 세력’(올해 2월10일), ‘아마도 지난 한국대선에서도 미 정보조직들이 분명 깊숙이 개입했을 것’(올해 5월5일) 등의 글을 쓴 적 있다.
이 이사장은 윤석열 대통령을 비하하거나 퇴진을 주장하는 글을 SNS에 올리기도 했다. 이 이사장은 올해 2월2일 페이스북에 ‘법치를 가장한 조폭집단 윤가(윤 대통령을 지칭) 무리에 의해 한국사회는 복합위기의 누란에 빠졌다’며 ‘오직 유일한 길은 하루라도 빨리 윤가 무리를 권력에서 끌어내리는 일뿐인가 한다’고 적었다.
5월17일에도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3지대장의 사망 사건을 언급하며 ‘윤석열 정권 반드시 퇴진시켜야 한다’는 글을 공개했다.
홍영표 “과격한 언행으로 논란 이래경, 혁신위원장에 부적절"
"또 다른 리스크 추가할 것”
이에 비명계인 홍영표 민주당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이 이사장은 지나치게 편중되고 과격한 언행과 음모론 주장 등으로 논란이 됐던 인물로 혁신위원장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 이사장 내정에 대해 “오히려 혁신 동력을 떨어뜨리고 당내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할 뿐”이라며 “혁신하자는 이 때 혁신위원장 때문에 또 다른 리스크를 추가하면 결단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혁신안을 만드는 전권을 혁신위원장에게 위임하는 것은 원외인사가 중립적이고 냉철한 시각에서 당을 진단하고 해결방안을 찾도록 하자는 취지”라며 “절대 한쪽으로 편중된 인사가 아닌 전문성‧중립성‧민주성‧통합조정능력을 가진 인사가 임명돼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이미 언론에 노출된 정보만으로도 혁신위원장은커녕 민주당에 어울리지 않는 인사”라며 “더 큰 논란이 발생하기 전에 이 이사장 내정을 즉각 철회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대변인 “공동체 위해 활동해 온 분…높이 살만하다”
'친명' 이래경 선임에 계파 갈등 번질 가능성도
반면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이사장에 대해 “성공한 CEO이면서 기업가라서 사회적 책임을 놓치지 않고 수십년 간 꾸준히 우리 공동체를 위한 활동을 해 오신 분이다. 그런 부분들을 높이 살만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우리나라가 가야 할 방향, 정당의 방향에 대해서도 정확하게 알고 계신 분”이라며 “지금부터 그 분에게 주어진 숙제를 저희는 (이 이사장이) 잘 해낼 것이라 믿고 있다”이라고 했다.
이 이사장의 논란 글에 대해서는 “모든 내용을 검토하지는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민의 일원으로서 개인적으로 자유로운 의사표현은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공당 혁신위원장이 되면 언어에 대한 조절은 충분히 될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논란이 된 이 이사장의 과거 글과 관련해 “그 점까지는 저희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 이사장의 ‘천안함 조작설’에 대해서는 “천안함에 대한 정부의 발표는 공식적인 발표고 저는 그 발표를 신뢰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그밖에 ‘당내에서 비판적인 의견이 나오는데 인사를 철회할 생각이 있는가’, ‘지명 배경은 무엇인가’, ‘대통령을 비하한 것이 많다’는 등의 기자들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한편 이 이사장은 친명계로 분류되고 있어 이 이사장 선임이 또다시 계파 갈등의 불을 키울 가능성도 있다. 이 이사장은 2019년 경기지사였던 이 대표의 선거법 위반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이재명 지키기 범국민 대책위원회’에 이름을 올렸다.
이 이사장은 지난 2월16일에도 페이스북에 ‘보면 볼수록 이재명은 든든하고 윤석열은 불안하며, 알면 알수록 이재명은 박식하고 윤석열은 무식하며, 까면 깔수록 이재명은 깨끗하고 윤석열은 더럽다’는 글을 올린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