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큰손’ 폴란드, 장갑차 공동개발로 선회 기류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지난해 K2전차, K9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국산 무기를 대거 도입하면서 한국 방위산업 수출 실적 급성장을 이끈 폴란드가 한국산 차륜형 장갑차 공동 연구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10일 방위사업청 등에 따르면 지난달 말 방사청 관계자가 폴란드를 방문해 국영 방산 그룹 PGZ 관계자와 면담한 결과 PGZ 측은 한국산 K808 ‘백호’ 차륜형 장갑차의 신규 공동 연구개발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차륜형 장갑차는 무한궤도를 장착한 전차와 달리 일반 자동차처럼 바퀴로 움직이는 보병전투차량(IFV)을 말한다. K808은 지난해 7월 K2 전차 등 1000대에 대한 수출 총괄계약 체결 당시 폴란드 측의 구매 품목에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최근 K808 직도입에서 한국과 새로운 장갑차를 공동으로 연구·개발하는 쪽으로 선회하려는 기류가 감지된 것이다.
총괄계약은 구매 의사가 있다는 수준을 나타내며 이행계약을 체결해야 실제 계약이 됐다고 볼 수 있는데 K808은 총괄계약에 포함됐지만 이행계약은 아직 협의 중인 단계에 있다.
우리 군은 K808의 성능개량 사업을 추진 중이다. 방위사업청은 이달 초 차륜형 장갑차 성능개량을 위한 사업 비용분석 용역을 공고했다.
이는 K808의 감시·타격 능력을 증대하고 전투원의 생존성 보장과 지휘통제 능력 향상을 위해 원격사격통제체계(RCWS)를 신규 설치하고 지휘통제체계를 성능개량하는 사업이다.
여기에 지휘통제체계 개선을 위해 차세대 다기능 무전기인 ‘전술 다밴드 다목적 무전기(TMMR)’와 ‘대대급이하 전투지휘체계(B2CS)’를 탑재하고 전장단말기와 측면 카메라를 추가하는 방안이 연구 중이다.
K808은 2018년부터 우리 군에 실전 배치됐으며 승무원 2명과 보병 10명을 태우고 K4 고속유탄기관총 또는 K6중기관총으로 무장하고 있다. 최고 속도는 시속 100㎞며 전술 타이어를 장착해 타이어가 파손되더라도 시속 48㎞ 이상으로 주행할 수 있다.
한편 향후 폴란드 측이 무기 수입에 있어 절충교역을 진행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폴란드 측은 지난해에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위협 증대 탓에 절충교역 없이 한국 무기체계를 구매했지만 향후에는 절충교역을 진행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절충교역은 외국에서 물자나 용역을 구매할 때 일정한 반대급부를 요구하는 조건부 교역으로 구매국의 물자·용역 구매나 기술이전, 현지생산 등의 형태가 있다.
또한 독일, 프랑스 등을 중심으로 유럽연합(EU) 국가들이 EU 내에서만 무기체계를 획득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어 방산 수출을 위해 이에 대한 대비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