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토토 커뮤니티

'절도 챌린지 표적된지 1년 만에...' 美 18개 도시, 현대차·기아에 손배소

안전장치 법적 의무 아냐…’타깃’ 소송 의혹도

2023-06-30     안효문 기자
현대차 북미형 아반떼(현지명 엘란트라). 사진=현대자동차 제공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효문 기자] 현대차와 기아가 미국서 판매한 차량이 절도 피해를 입기 쉽게 제작됐다며 현지서 줄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공적 불법 방해(public nuisance)’ 혐의가 있다며 현대차·기아에 제소한 미국 내 도시만 18곳에 달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현대차·기아에 소송을 건 미국 주요 도시는 시애틀, 뉴욕, 볼티모어 등 18곳으로 확대됐다. 현대차·기아가 판매한 차량에 대한 도난 신고가 늘면서 경찰력 투입 등 공권력 낭비를 야기했고, 지역 시민들의 재산 피해가 크다는 것이 이들 주장이다.

지난해 6월  미국에서는 ‘틱톡’ 등 플랫폼을 통해 현대차나 기아 차량을 절도하는 방법이 담긴 영상이 확산되면서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기아 챌린지(#Kia challenge)’ 등 검색어가 신조어로 등장할 정도로 미국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절도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회사의 보상을 요구하는 차주들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이에 회사는 지난달 미국서 최대 2억달러(한화 약 267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소비자 보상에 합의했다. 지원 대상은 2016~2021년 생산된 현대차와 2011~2021년 제조된 기아 모델 중 일부다. 해당 차량에는 도난을 방지하는 장치 ‘이모빌라이저’가 탑재되지 않았거나 판매 당시 선택품목으로 제공된 것으로 파악된다.

이모빌라이저는 자동차의 도난을 방지하기 위해 차 키 마다 고유의 암호를 부여, 전자장치를 통해 이를 확인해야 시동이 걸리도록 하는 장치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차에 접근해도 운전할 수 없도록 기능하는 것이 핵심이다.

동영상 플랫폼 '틱톡'에 게재됐던 기아 차량 절도 영상 중 일부. 현재 해당 영상은 삭제됐다. 사진=틱톡 갈무리

이와 관련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뿐만 아니라 당시에 미국서 제조·판매된 다수의 차량이 이모빌라이저를 ‘옵션’으로 제공했다”며 “현대차·기아가 미국서 불법을 저질렀다고 보긴 어렵다”고 지적했다.

현대차·기아 역시  미국에 이모빌라이저 장착 의무 법률이 없는 만큼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미 도시들의 주장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현대차·기아에 제소한 미국 도시들은 회사가 ‘공적 불법 방해’(public nuisance)를 저질렀다고 주장한다. 공적 불법 방해는 공공의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뜻하는데, 현대차·기아가 훔치기 쉬운 차를 만들어 범죄가 늘면서 미국 시민들이 낸 세금이 불필요하게 쓰였다는 것이 소송에 참여한 미 도시들의 입장이다.

일각에선 이번 줄소송이 현대차그룹을 견제하려는 목적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된다. 현대차가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684만대를 판매하며 포드 등을 제치고 글로벌 3위에 올랐고,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도 테슬라, 포드에 이어 3위에 오르는 등 미국 자동차 제조사를 위협하고 있다는 것.

이밖에 ‘기아 챌린지’가 확산되도록 방치한 틱톡 등 영상 플랫폼에 대한 제재가 없다는 점, 차량 도난 사고가 급증한 지역이 최근 재정 문제로 경찰 인력을 대폭 감축한 점 등도 ‘타깃 소송’ 의혹에 힘을 실을 수 있다고 현지언론들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