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도 변해야 산다” HD현대오일뱅크의 차별화된 비즈니스

2024-07-13     김정우 기자
서울 한남동 '파츠 오일뱅크'. 사진=HD현대오일뱅크
[데일리한국 김정우 기자] 전기차시대 전환에 속도가 붙으면서 주유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하기 위한 시도에 앞장서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오일뱅크는 인공지능(AI) 플랫폼 ‘뤼튼’과 제휴를 통해 ‘당신이 상상한 OOO 주유소를 그려줘’ 프로모션을 오는 23일까지 진행한다. 뤼튼이 생성현 AI를 기반으로 제공하는 이미지 생성 기능을 활용, 고객이 상상하는 미래형 주유소를 그려 응모하면 우수작을 선정해 경품을 제공하는 이벤트다. 이는 최근 수년간 전기차 이용이 급증하면서 내연기관차를 대상으로 하는 기존 주유소의 입지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시대 변화에 맞는 주유소 활용 방안과 시장의 요구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HD현대오일뱅크 관계자는 “최근 모빌리티 환경 변화에 따라 주유소도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최근 국내 정유사들은 운영 중인 주유소를 전기·수소연료전지차 등의 복합충전공간으로 대체하거나 도심형항공교통(UAM) 수직이착륙장(버티포트)로 활용하는 등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다만 이는 새로운 모빌리티 시장이 자리를 잡는 동안 시설투자와 함께 추진하는 중장기적 프로젝트 성격이 강하며 당장 국내 1만1092곳(2023년 6월 기준)에 달하는 주유소의 활용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물류·유통 등과 결합한 서비스 거점 기능을 더하는 방안이 주로 시도되는 추세다. HD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의 기능과 이미지 변신을 위해 이색적인 도전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난 6월 기준 전국에 2385곳의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직영 주유소 비중이 약 10%에 달해 경쟁사 평균 7~8% 대비 높은 만큼 이를 활용하는 다양한 시도를 전개하는 것이다. 캠핑카 오폐수 처리 시설 ‘덤프스테이션’, 굴착기·전기차 판매 등이 대표적이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지난달 29일 HD현대오일뱅크는 한국관광공사와 덤프스테이션 구축·활성화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캠핑카 오폐수 무단 방류가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면서 문화체육관광부가 덤프스테이션 설치 사업 추진에 나섰고 한국관광공사는 지난 5월 ‘캠핑카 관련 인프라 민간 구축 지원 사업’ 공모를 진행, 최종 사업자로 HD현대오일뱅크가 선정됐다. 협약에 따라 양측은 캠핑카 이동량이 많은 지역에 위치한 주유소 10여곳에 덤프스테이션을 설치하고 HD현대오일뱅크 보너스카드 회원 대상 연계 프로모션, 한국관광공사 야영장 정보 포털 ‘고캠핑’ 활용 홍보 등을 진행키로 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앞서 지난해 7월 캠핑카 업체 K캠프와 제휴를 맺고 강릉시 샘터주유소에 최초로 덤프스테이션을 설치, 운영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인천·광주·안성·충주 등 HD현대오일뱅크 직영 주유소 4곳에서 HD현대인프라코어의 건설장비 브랜드 ‘디벨론’ 미니 굴착기 3종의 판매를 시작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판로 확대와 HD현대오일뱅크의 수수료 수익 창출 시너지를 내기 위한 시도다. 미니 굴착기 판매 주유소는 추후 17개소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전기차 판매에도 나섰다. HD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6월 쎄보 모빌리티와 제휴해 5곳의 직영 주유소에서 초소형 전기차 ‘쎄보C’ 전시·판매를 개시했다. 마찬가지로 주유소 유휴 공간을 활용해 수수료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다. 지난 3월에는 셀프주유소 주유건을 광고판으로 활용하는 사업에 나섰으며 2021년 전국 직영 주유소에서 중고물품 거래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블루마켓’ 서비스를 선보인 바 있다.
사진=HD현대오일뱅크
주유소를 사회 안전망으로 활용하는 시도도 눈길을 끈다. 지난 2월 HD현대오일뱅크는 보안업체 에스원과 도심권 201개 직영 주유소에 심정지 환자의 응급처치를 돕는 자동심장충격기(AED)를 설치하는 내용의 MOU를 맺고 직영 주유소 근무자를 대상으로 장비 사용과 심폐소생술(CPR) 교육도 진행하기로 했다.  뿐만 아니라 HD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고객들에게 이색적인 체험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연이어 선보이며 브랜드 이미지 제고를 꾀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HD현대오일뱅크 서울 한남동 직영 주유소는 게임사 넥슨, 패션 브랜드 ‘피치스’와 제휴를 통해 ‘카트라이더’ 게임 지식재산권(IP)을 기반으로 꾸며진 ‘파츠 오일뱅크’로 재탄생했다. 내년 1월까지 운영되는 파츠 오일뱅크 외부에는 게임 관련 조형물과 그래피티 아트가 마련됐고 내부에는 각종 굿즈 판매샵과 라운지 휴게공간으로 이뤄진 팝업스토어가 열렸고 기존 대비 방문객 증대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지난해 7월 HD현대오일뱅크는 디지털아트 플랫폼 ‘세번째 공간’과 제휴를 맺고 서울 사당 셀프주유소 벽면에 158인치 옥외형 LED 디스플레이를 설치, 100여점의 디지털 작품을 전시해 주유 또는 세차를 기다리는 고객에게 색다른 경험을 선사하기도 했다. HD현대오일뱅크 측은 “주유소 공간을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하는 ‘토탈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소형 전기차 판매, 게임 테마 주유소, 프리미엄 셀프세차장 등 주유소 플랫폼을 활용한 차별화된 비즈니스를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