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무기, 왜 폴란드에 대거 수출될까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최근 폴란드는 군사력 증강에 여념이 없다. 미국이 주도하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러시아는 현재 우크라이나를 놓고 맞서는 중이다. 이러한 안보 상황은 나토의 동부 최전선에 위치한 폴란드로 불똥이 튈 가능성을 점차 키우고 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폴란드 국방력 강화의 촉매가 된 것이다.
미국은 폴란드가 러시아를 겨냥한 나토의 날카로운 창(槍)이자 두꺼운 방패가 되길 원한다. 실제 폴란드에는 미군 1만여 명과 미 육군의 주력전차인 M1A2 SEPv3 등 각종 무기 등이 국경 곳곳에 배치돼 있다.
유럽의 남서부와 북동부를 잇는 전략적 요충지인 폴란드 역시 우크라이나가 무너지면 러시아의 다음 타깃은 자신들이 될 것으로 보고 그 어느 때보다 친서방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무기를 집중적으로 사들이고 있는 이유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폴란드가 수입하고 있는 무기의 상당수는 한국산이다. 폴란드는 지난해 한국과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기, K239 천무 다연장로켓 288문 등을 도입하기로 계약했다.
계약 규모는 한화로 약 17조원에 달한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K2 전차 820대, K9 자주포 360문, 천무 다연장로켓 70문 등 약 30조원에 이르는 2차 방산 수출계약도 논의 중이다.
폴란드가 K-방산 무기를 대거 수입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국산 기술로 개발한 K2 전차는 세계 최강으로 군림하고 있는 독일 ‘레오파드2A6’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비록 탈락하긴 했지만 노르웨이의 차기 전차 사업 추진과정에서도 K2는 레오파드2A6에 성능만큼은 뒤쳐지지 않았다는 호평을 받았다.
천무 다연장로켓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군을 정밀 타격하며 ‘게임체인저’라고 불린 미국 ‘하이마스’보다도 강력하다는 평가다.
마리우스 브와슈차크 폴란드 국방부 장관은 지난해 천무에 대해 “하이마스와 유사한 기능에 최장 300㎞ 떨어진 표적도 공격할 수 있다”며 국방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바 있다.
K-9은 이미 전 세계 자주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석권한 글로벌 베스트셀러다. 독일 PzH2000과 미국 M109A7 등 세계 주요 자주포와 비교해 거의 동급이나 우세한 성능을 지녔다는 평가다.
FA-50은 우수한 기동능력과 안정성을 인정받아 지난 2011년 동남아 수출을 시작으로 중동, 아프리카, 유럽을 거쳐 미국시장 진출까지 바라보는 동급 세계 최강 전투기 중 하나다.
‘일시적 준전시’인 국가들과 달리 ‘늘 준전시’ 상황인 한국이 무기를 생산하고 배송하는 ‘타이밍’ 싸움에 능한 것도 폴란드가 한국산 무기를 대량 수입하는 이유로 꼽힌다.
폴란드는 인접국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준전시 상황에 처해 있다. 급작스럽게 최단 시일 내에 무장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해진 국가다. 폴란드로선 한국보다 가깝고 세계 최강 성능의 전차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독일에 무기를 주문할 수도 있지만 생산능력을 간과할 수 없다.
전쟁을 겪은 지 수십 년이 지난 독일의 무기 생산속도는 휴전 중인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서 끊임없이 무기를 개발해 실전 배치 및 훈련에 초점을 맞추는 한국의 ‘양산체제’에 비할 바가 못 된다.
폴란드가 무기를 주문하면 우리나라는 어떤 나라보다 속도감 있게 배송해줄 수 있다는 얘기다. 무기의 성능이 비슷하다면 최대한 실전에 빠르게 배치해 줄 수 있는 우리나라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폴란드다.
실제 우리나라 방산업계는 최근 생산능력 확대에 더욱 힘을 쏟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창원 3사업장의 생산라인을 증설하고 있다. LIG넥스원은 구미1, 구미2 공장에 첨단 무기체계 시설을 증설할 예정이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경남 사천 공장 증설을 검토 중이다.
심지어 가격은 미국과 유럽 등 방산 선진국들에 비해 대체적으로 25% 가량 저렴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가성비’가 좋은 셈이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폴란드뿐만 아니라 전 세계 어떤 나라의 무기 생산과 수출 요청에도 부응해 줄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국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