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안병용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폴란드 순방 주요 목적 중 하나는 ‘경제’다. 특히 방산과 원전 협력 등 ‘세일즈 외교’에 주력한다.
이 가운데 정부가 전쟁으로 폐허가 된 우크라이나 관련, 폴란드와 재건 프로젝트 협력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이목이 집중된다. 폴란드는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맞대고 있어 재건 사업에 유리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재계는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해 수조원대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마련됐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윤 대통령의 폴란드 방문에 건설사와 IT 기업, 수출입은행 등 경제사절단 89명이 동행한 이유다.
14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 ‘한‧폴란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MOU를 체결했다. 폴란드는 200억 달러(25조4000억원) 규모의 재건 프로젝트를 우리 기업에 요청했다.
폴란드 정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됐다가 한강의 기적을 일궈낸 우리나라의 기술과 경험이 우크라이나 재건에 활용되기를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은 최대 1조 달러(1200조 원) 규모로 추진될 대형 프로젝트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진행된 서유럽 재건 사업인 ’마셜 플랜‘에 버금가는 규모라는 것이 대통령실 설명이다.
정부는 우크라이나 재건에 필요한 국토와 도시, 인프라 계획을 협력하는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폴란드와 체결한 상태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참여를 원하는 기업들은 윤 대통령에게 진출 전략을 적극 제안할 예정이다. 정부 역시 이들의 관련 고충을 경청한다는 계획이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적극적인 이유는 양국의 ‘공공의 적’인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서다. 폴란드는 지난해 러시아가 전쟁을 일으키자 T-72 등 군에서 운용하던 구소련제 무기들을 대거 우크라이나에 보낼 정도로 혈맹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이는 폴란드의 ‘강군 육성’으로 이어졌다. 러시아의 군사적 위협에 큰 위기감을 느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군의 규모를 기존보다 크게 키우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에 따라 최근 폴란드는 국방비를 대폭 늘리는 상황이다. 올 초 마테우슈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올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지난해 2.42%의 절반이 넘게 키우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세계의 경찰’이라 불리는 미국의 지난해 GDP 대비 국방비가 3.47%다.
이러한 폴란드의 국방력 증강 움직임을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시의적절하게 포착했다. 무기들을 활발하게 수출하고 있는 것이다.
폴란드는 이른바 ‘K-방산’의 큰손으로 자리 잡은 모양새다.
지난해 7월 폴란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으로부터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수입하는 기본 계약을 체결했다.
1차 수출 이행계약의 총 규모는 한화로 약 17조원에 달한다. 한국과 폴란드 정부는 약 30조원에 이르는 2차 방산 수출계약도 논의 중이다.
지난해와 올해 5월까지 실제 수출 실적으로 집계된 한국의 폴란드 무기 수출 규모는 한화로 1조원에 육박한다.
업계 관계자는 “폴란드는 전쟁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우크라이나 배후에서 사업장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민관이 협력해서 폴란드와 전략적으로 협력 및 사업 기반을 닦아놓는 것이 필요하다”고 봤다.
폴란드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 350여 곳이 진출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