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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민의 에너지산책] '전기요금 추가인상 필요한데…' 속 끓이는 한전

증권사들, 역마진 깨지며 3분기 흑자전환 예측 누적적자 쌓였는데 소폭 흑자전환 기대 오히려 부담

2023-07-27     안희민 기자
여의도 증권사들이 올 3분기 한전이 흑자를 시현할 것이라는 분석보고서를 내고 있다. 사진=한국전력 제공
[데일리한국 안희민 기자] 오는 3분기엔 한전이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증권가에서 무성하다. 하지만 한전은 기뻐할 수만은 없다. 역마진이 깨졌다 하더라고 40조원대의 누적적자 해소와 회사채 발행 부담 완화를 위해선 전기요금 추가인상이 필요하지만 언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 답답하기만 하다. 2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한전은 올해 3분기 1조6705억 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계절적 요인으로 국제천연가스 가격이 안정세에 접어들어 계통한계가격(SMP)이 낮게 형성되고 그만큼 전력구입 부담이 줄기 때문이라는 해석이다.  실제 국제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인 MMBtu당 2~3달러에서 형성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7월부터 10개월 연속 유지됐던 한전의 역마진 구조가 깨졌다. 지난 17일 발간된 5월 전력통계월보에 따르면 한전이 발전사로부터 전기를 사들인 구입단가는 kWh당 132.43원이었고, 소비자에게 판매한 단가는 kWh당 138.83원이다.
증권사들이 앞다퉈 한전의 3분기 흑자를 예측하고 있지만 정작 한전에게 필요한 것은 전기요금 추가인상이다. 40조원이라는 누적적자가 한 두번의 흑자로 해소될 문제가 아니어서다.  단순계산으로만 봐도 한전이 누적적자를 해소하기 위해선 20분기 연속 2조원 규모의 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하지만 현실은 불투명하다. 26일 기준 SMP가격이 161.3원/kWh로 슬금슬금 다시 오르고 있어 한전의 역마진 구조는 언제 다시 생길지 알 수 없어서다.   게다가 겨울이면 LNG 가격이 다시 상승할 것이고, 에너지가격 폭등을 부른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전은 ‘전기요금 추가인상을 통한 현실화’를 요구하고 싶은 속내다. 그러나 당정협의회의 한축인 여당은 “이미 올려줬지 않았느냐”는 반응이다.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의 전기를 생산하는 재생에너지 보급에 정성을 기울이는 야당의 경우 저소득층을 고려해 전기요금을 더 낮춰야한다는 모순된 주장만을 되풀이하고 있다. 한전이 답답해 하는 것은 전기요금 현실화를 주장하지 못하는 현실뿐만 아니다. 에너지캐시백이나 에너지자립산단 등 최근 산업부가 발표하는 각종 전력정책들이 한전의 전력판매 수익과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도 언급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어서다. ‘전기요금 폭탄’을 가장 우려하는 여야 앞에서 무슨 말을 꺼낼 수 있겠는가. 되려 PPA계약에 적용되는 재생에너지요금제 적용을 유예했다.  이 때문에 산업부와 여야의 각종 전기요금 환급 시책에 대해 '벼룩의 간을 내어먹는 것과 같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