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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카드 '디지털 자회사 키우기' 부진...관련 투자 아쉬운 성과

애플페이 성공에도 리더십 의문 건전성 경쟁력 강화로 방향 선회

2023-08-03     최동수 기자
여의도 현대카드 본사. 사진=현대카드.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동수 기자] '애플페이'를 통해 업계의 핫이슈로 급부상한 현대카드가 앞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장기 프로젝트에서 아쉬운 성과를 내고 있다. '정태영 리더십'을 앞세워 시작된 다양한 디지털 전환 프로젝트가 업황 악화를 맞아 주춤하고 있다.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현대카드는 경영 방향을 '금융자산 확대'보다는 '건전성 관리'로 정하고 영업 전략 역시 다시 세웠다. 이 덕분에 현대카드는 카드사들의 연이은 실적 악화와 디지털 기업 투자 실패에도 선방을 이어가고 있다.

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현대카드가 지난 2016년 12월 자본금 70억원을 들여 설립한 PG(전자결제지급대행)사인 '블루월넛'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1분기 흑자 전환했다.

현대카드의 100% 자회사인 블루월넛은 정태영 부회장의 회심의 역작으로 평가받는다. 설립 당시 정 부회장은 "블루월넛 등 다양한 디지털 자회사로 자체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공언했지만 블루월넛은 출범 이후 매년 적자가 누적되면서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2018년과 2019년 각각 130억원, 100억원씩 유상증자로 자금을 확충했음에도 작년 말 기준 블루월넛의 누적 결손금은 192억원을 넘으며 여전히 자본잠식 상태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블루월넛은 주 사업 분야인 PG부문에서 시장 지위가 극히 낮다"며 "이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KG이니시스를 비롯해 NHN KCP, 토스페이먼츠 등 선발 주자를 중심으로 시장 고착화가 진행됐기 때문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 블루월넛의 지난해 매출 1000억원에서 현대차그룹의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 비중이 86%를 넘게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장기 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향후 모빌리티 시장과의 연계가 자리를 잡으면 성장 가능성은 높다"고 설명했다.

현대카드가 대체불가토큰(NFT) 사업을 위해 설립한 '모던라이언' 역시 적자를 내고 있다. 설립 첫해인 지난해 2억7800만원 손실을 봤던 모던라이언은 올해 1분기에도 4억1400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카드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등으로 국내 카드 산업 전망이 어두워지자 모던라이언을 통해 NFT 신사업 추진을 노렸지만 최근 가상자산 시장이 하락장에 들어서며 NFT 시장에 대한 관심이 줄었고 향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이에 모던라이언의 손실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 미래 먹거리 투자 실패는 아쉬워

애플페이의 성공은 반갑지만 연이은 투자 실패는 현대카드 입장에선 아쉬울 수밖에 없다. 특히 미래 먹거리를 위한 투자들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정 부회장의 리더십에 대한 의심의 시선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미래를 보고 투자하는 사업 대부분은 상당 기간 적자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만큼 정 부회장의 뚝심 있는 투자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된다고 조언한다.

이에 현대카드는 최근 이사회에서 올해 3분기 중 블루월넛에 2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의결했다. 이는 현대카드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708억원)의 28%에 해당하는 규모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최근 투자들은 대부분 VR이나 미래 관련 업체들에게 이뤄졌지만 성과는 좋지 않았다"며 "결국 자본금이 있는 대형 회사들이 투자한 회사들만 살아남게 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두희 멋쟁이사자처럼 대표(왼쪽)와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사진=정태영 부회장 SNS.

◇ 건전성 관리는 합격점

연이은 투자 실패에도 현대카드는 자사 경쟁력을 갖추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지난 3월 단독 출시한 애플페이로 인해 회원 수가 크게 늘었으며 금융사의 기본적인 경쟁력이라 할 수 있는 건전성도 우수하게 관리하는 중이다.

애플페이 출시 후 현대카드는 KB국민카드를 제치고 카드사 중 전체 회원 수 3위까지 올라섰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애플페이 출시 후 꾸준히 신규 회원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카드업계의 결제성 리볼빙(일부 결제금액 이월약정) 이월 잔액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현대카드는 지난해 말부터 리볼빙 잔액이 감소세로 전환됐고, 연체율 역시 카드사 중 유일하게 1% 이하를 기록하며 건전성 중심의 영업 전략이 실적 악화를 방어하고 있다.

치밀한 건전성 관리 덕분에 현대카드는 올해 1분기 70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8% 감소했지만 대부분 카드사들이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선방한 것으로 평가된다.

전체 카드사 중 영업이익이 유일하게 증가한 점도 주목받고 있다. 현대카드의 1분기 영업이익과 세전이익은 각각 14억원, 1억원 증가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엄격한 리스크 관리로 카드사 중 유일하게 연체율을 낮췄다"며 "자산건전성 중심 경영으로 연체율과 대손비용이 줄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