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범죄’ 막는데 장갑차?…“지나치다' vs '국민보호 우선'
민주당 “사회안전망 강화 등 근본적 대안 수립 필요” 국민의힘 "경찰의 적극 치안유지 전념토록 지원"
[토토 사이트 커뮤니티 최나영 기자] 최근 ‘묻지마 흉기난동’이 잇따르면서 경찰이 전국 도심 곳곳에 경찰 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배치하면서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찰력을 총동원한 초강경 대응을 지시한 뒤 시행된 조치다. 하지만 야당 등에선 “지나치다”며 이같은 대응이 시민 불안을 더 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민주당 “장갑차‧무장경찰 세워둔다고 해결되는 것 아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7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무차별 흉기난동과 관련해 “장갑차 세워 놓고 거기에 소총 등 경찰관, 무장 경찰 세워 놓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세계적인 치안 선진국이었던 대한민국에서 백주 대낮에 어떻게 이런 일들이 계속 벌어지는지 정말 충격적”이라고 비판했다.
경찰은 지난 4일 특별치안활동을 선포한 이후 주요 도심 지역에 소총과 권총으로 무장한 경찰특공대원과 장갑차 등을 배치했다. 전날(6일)엔 서울 강남역 등 전국 45곳에 경찰특공대원 128명과 장갑차 11대를 배치했다.
이 대표는 “정부는 이런 문제에 대해 근본적‧실질적 대안을 수립해야 한다. 이런 일이 벌어지는 근본 원인에 대해서도 깊은 성찰이 필요하다”며 “보여주기식 대책을 넘어서서 국민께서 안심할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박광온 민주당 원내대표도 전날(6일)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묻지마 흉기난동과 관련해 “최근의 사회 불안 조성 범죄는 강력하게 대처해야 한다”면서도 사회안전망 강화 등 근본적 대안 마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 정의당, 흉기 소지범 몰린 중학생 언급하며 “과잉진압” 비판
정의당도 경기 의정부에서 중학생이 흉기 소지범으로 몰려 길거리에서 수갑이 채워진 채 진압당하다 다친 이틀 전 사건을 언급하며 “과잉 진압”이라고 우려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당 상무집행위원회에서 “사복경찰이 신분도 밝히지 않고 미란다 원칙 고지도 없이 청소년을 수갑에 채워 진압시도를 한 것”이라며 “흉기난동으로 불안에 떠는 시민들이 과잉진압이라는 이중불안까지 겪지 않도록 정부의 적극적이고 세심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경찰특공대와 장갑차까지 동원한 대응은 오히려 모방 범죄행위가 파도를 타듯 전염되고 있는 상황에서 주목받고 싶은 범죄자들의 심리를 부추길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 전문가 “지나친 경찰 존재 불안심리 더 심화시켜”
이윤호 고려사이버대 경찰학과 석좌교수는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장갑차까지 도심에 진주하고 나타나 있는데, 그걸 보는 시민들은 더 불안해 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지나친 경찰의 존재는 그 자체로도 불안 심리를 더 심화시킨다"며 "경찰 활동의 적정수준을 잘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경찰의 범죄 예방기능이 굉장히 미미하다"는 지적도 했다. 이 교수는 "범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범죄의 원인이나 동기가 먼저 제거돼야 하는데, 범죄의 동기는 사회구조적 문제 등으로 경찰과는 관계가 없다"며 "경찰이 이 마당에 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역할은 신고 받았을 때 긴급 출동, 신속 제압해서 피해의 정도를 최대한 줄이는 것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 국민의힘 “경찰 특공대 배치로 검거 성공…경찰 지원할 것”
반면 국민의힘은 경찰의 특공대 배치로 혐의자를 찾아 검거했다고 자부하며, ‘공권력 동원’을 통한 범죄 예방을 강조했다. 김가람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이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경찰은 살인‧흉기 난동 예고가 있던 88개 지역에 기동대와 특공대를 배치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한 결과 14건의 실질적인 혐의(자)를 찾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며 “경찰이 다른 걱정 없이 적극적으로 치안 유지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테러와의 전쟁에 임하는 각오로 국민을 빈틈없이 보호해야 한다”며 “국민의 안전이 충분히 보장되고 국민이 안심하고 일상생활을 누릴 때까지 최대한의 공권력을 동원해 국민을 보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묻지마 범죄와 관련해 처벌 강화 목소리도 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서울 마포구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묻지마 흉기난동 사건과 관련해 “당정이 추진하기로 한 '가석방 없는 종신형'을 조속히 완성하겠다”고 밝혔다.